[2024년 직무개발사업 우수사례 (7)] B2B 스페셜 디자이너, 발달장애인 디자인 직무의 새 지평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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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과 제작의 분리 협업 모델… 고용의 질과 지속 가능성 시험대에

<사진=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제공>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발간한 ‘2024년 직무개발사업 우수사례집’은 장애 적합 직무 부족이라는 구조적 과제를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의 성과를 담고 있다. 선도기업 전략직종 직무개발, 현장 중심 직무개발, 중증장애인 고용모델 개발·확산사업 등에서 발굴된 13건의 우수 사례와 164건의 아이디어 공모 성과는 변화하는 산업환경 속에서 장애인 고용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본지는 해당 사례들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지속 가능한 직무 개발을 위한 과제와 개선 방향을 연속 기획을 통해 심층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편집자주]

이 사업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중증장애인 고용모델 개발·확산사업’의 지원을 받아 추진됐다. 기존 중증장애인 일자리가 단순 반복 업무나 보호고용 중심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 속에서, 직무 고도화를 통한 민간시장 진입 가능성을 시험한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B2B 스페셜 디자이너 모델의 핵심은 협업 구조다. 발달장애인 디자이너가 기업의 브랜드 콘셉트와 주제에 맞는 원화를 제작하면, 비장애인 기획 디자이너가 이를 선별·재구성해 채색과 배치 작업을 더한다. 완성된 결과물은 기업 아트워크, 굿즈, 디지털 콘텐츠 등 상업적 활용이 가능한 형태로 재탄생한다. 단순 보조가 아닌 ‘창작의 출발점’을 맡는 구조다.

키뮤는 총 15명의 발달장애인 디자이너를 선발해 8개월간 단계별 교육을 진행했다. 포트폴리오 심사, 직무 적합도 평가, 개별 면담을 거쳐 선발된 훈련생 전원이 수료했다. 교육은 기초 드로잉과 색채 이해부터 기업 협업 프로젝트 실습까지 이어졌다. 특히 실제 기업 과제를 바탕으로 결과물을 제작하는 방식이 도입돼 현장 적응력을 높였다는 평가다.

성과도 일부 나타났다. 수료생 중 6명이 디자인 직군으로 취업에 성공했다. 이들은 기업의 콘텐츠 디자인 보조, 굿즈 제작 참여, 원화 제작 등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다만 고용 형태는 계약직과 프로젝트 단위 참여가 혼재돼 있으며, 임금 수준 역시 기업별로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규직 전환 여부와 장기 고용 유지가 향후 과제로 남는다.

취업에 성공한 한 디자이너는 “처음에는 그림이 직업이 될 수 있을지 몰랐지만, 기업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작업의 목적이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기업 관계자 역시 “단순 사회공헌 차원을 넘어 실제 상품 경쟁력을 고려해 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직무가 단순 체험형이 아니라 시장성과 연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이 모델이 갖는 의미를 ‘직무 재설계’에서 찾는다. 장애인 고용이 직무 적합성보다 보호 중심으로 설계돼 온 구조를 바꾸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실제로 발달장애인의 고용은 제조·단순 서비스직에 집중되는 경향이 강하며, 문화·예술 기반 직무는 상대적으로 드물다. 디자인 분야는 감각적 표현과 반복 훈련을 통한 숙련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그러나 지속 가능성은 별도의 문제다. 해당 사업은 공단 지원을 기반으로 운영됐다. 향후 공공 재정 지원이 축소되거나 종료될 경우 기업 협업 수요가 독자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또한 15명 중 9명은 아직 취업으로 연결되지 않은 상태로, 추가 매칭과 직무 다변화 전략이 요구된다.

키뮤는 교육 과정에서 제작한 직무교육 영상을 활용해 온라인 기반 확산 모델을 준비 중이다. 디자인 직무 이해, 직장 내 커뮤니케이션, 직무 에티켓 등을 포함한 콘텐츠를 통해 지역적 한계를 넘어 교육 접근성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동시에 기업 대상 B2B 아트 협업 프로젝트를 늘려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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