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장 구속영장 심사 진행…장애인단체 법원 앞 기자회견서 엄중처벌 촉구

인천 강화군 장애인거주시설 색동원에서 발생한 집단 성폭력 사건을 둘러싸고 국회와 시민사회가 관계기관의 책임 있는 대응을 요구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전국장애인위원장인 서미화 국회의원은 19일 성명을 내고 보건복지부와 인천시, 강화군에 피해자 지원 및 시설 폐쇄 등을 촉구했다. 같은 날 서울중앙지법에서는 성폭력 혐의를 받는 시설장 김모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열렸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김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시작했다. 폭행 등 혐의로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시설 종사자 A씨의 심사도 오전 11시부터 뒤따라 진행됐다.
김씨는 생활지도 등을 빌미로 여성 장애인들과 강제 성관계를 맺거나 유사 성행위를 강요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혐의는 성폭력처벌법상 장애인피보호자 간음 등과 장애인복지법상 폭행이다.
색동원 입소자를 전수 조사 중인 경찰은 김씨가 최소 6명에게 범행을 저질렀다고 특정해 구속영장에 반영했다. 다만 김씨는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는 중이라 이날 구속심사에서 공방이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김씨의 구속 여부는 빠르면 이날 오후 결정될 전망이다.
이날 오전 9시 30분 서울중앙지법 앞에서는 인천 중증장애인거주시설 색동원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김씨에 대한 즉각 구속과 엄중 처벌을 촉구했다.
공동대책위원회는 색동원 시설장인 김씨가 여성 입소자 19명 전원을 상대로 장기간 상습적인 성적 학대를 저질러왔으며, 피해자들은 언어적, 비언어적 의사표현을 통해 원장이 자신과 다른 거주인들에게 행한 성폭력 피해 상황을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시설장이 피해자들을 흉기로 협박하고 “부모에게 말 해도 안 데리러 온다”며 피해자의 고립된 환경과 취약성을 악용해 은폐해왔다고 주장했다.
공동대책위원회는 피의자인 시설장 김씨는 인천장애인복지시설협회의 회장이자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의 이사로 역임한 지역 내 권력자라며, 이러한 지위를 이용해 색동원 직원 26명의 묵인과 방조를 이끌어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 경찰조사에는 오랜 지인인 인천지방검찰청 전직 수사관을 동행시키는 등 막강한 인맥을 과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공동대책위원회는 현재 시설장 김씨는 오랜 시간 지역에서 쌓은 권력과 인맥으로 어려운 중증장애인을 상대로 저지른 성폭력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고 있으며, 이를 넘어 무고죄로 고소도 검토하고 있다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지난 12일 사안의 중대성과 증거 인멸의 우려를 인정해 김씨와 거주 장애인을 폭행해온 직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서미화 의원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색동원 성폭력 사건은 단순한 시설 내 학대가 아니라 국가의 관리·감독 실패가 만들어낸 구조적 참사”라며 “피해자 보호와 제도 개선의 전환점으로 남길지 여부는 지금 행정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거주인 33명 가운데 여성 거주인 19명 전원을 대상으로 한 심층조사에서 피해 정황이 확인됐음에도 강화군이 ‘심층조사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행정의 지연이 아니라 진실을 가리는 행위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또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의 관리·감독에도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현장에서는 관계기관들이 책임 있는 대응보다 떠넘기기식 행정으로 사건을 방기하고 있다는 문제 제기도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거주시설에서 반복되는 학대는 일부 종사자의 일탈이 아니라 폐쇄적 공간과 공급자 중심 운영, 위계와 통제가 결합된 구조에서 비롯된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수용 중심 체계를 유지한 채 안일하게 대응한다면 유사한 참사가 반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의원은 유엔장애인권리협약 등을 언급하며 “장애인에게도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권리와 자립생활은 선택이 아닌 기본권”이라며 “색동원 사건 이후 외면해서는 안 될 방향은 탈시설”이라고 밝혔다.
서 의원은 관계기관에 다섯 가지를 요구했다. 그는 “피해자 지원의 최우선 원칙은 ‘자립’이어야 하며 타시설 전원은 또 다른 수용일 뿐”이라며 “강화군청, 인천시청, 복지부는 공동 책임 하에 피해자 지원에 사각지대를 남기지 말라”고 했다.
아울러 “색동원 성폭력 사건 심층조사 결과보고서를 즉각 전면 공개하고 후속 조치 계획을 포함한 대국민 보고를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또 “관련 법령과 지침에 따라 시설 폐쇄와 운영법인 설립 허가 취소를 포함한 행정처분을 단행하라”며 “종사자와 관련 기관의 2차 가해 행위에는 엄정히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장애인권익옹호기관 조사 인력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며 “제도가 있어도 실행할 인력이 없다면 인권은 지켜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서 의원은 “피해자에게 침묵과 방관은 또 다른 폭력”이라며 “국가는 더 이상 시설이라는 이름 뒤에 숨지 말고 지금 당장 책임으로 답하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