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장애인표준사업장 폭력, 구조적 참사”…인증 취소 요건 즉각 강화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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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내 3회’ 인증 취소 기준·학대 신고 의무 제외 등 제도 허점 지적…경찰·고용부에 개선 요구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2024년 12월 10일 세계인권선언 76주년을 맞아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4 인권의 날 기념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가인권위원회 제공>

국가인권위원회가 장애인표준사업장에서 반복되는 폭력 사건을 “구조적 참사”로 규정하고, 경찰과 고용노동부에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안창호 위원장 명의의 성명을 10일 발표했다.

인권위는 이번 성명에서 거주 시설 성폭력, 염전 감금·강제 노동, 장애인표준사업장 내 성폭력 등 최근 잇따른 장애인 대상 폭력 사건을 열거했다. 특히 장애와 여성이라는 이중 취약성을 가진 장애 여성에 대한 젠더 폭력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인권위가 지목한 핵심 문제는 장애인표준사업장 인증 취소 요건이다. 현행 제도상 인증을 취소하려면 ‘2년 안에 세 번 이상’의 중대한 인권침해가 발생해야 한다. 인권위는 이 기준이 지나치게 높아 실효성이 없다고 봤다. 여기에 장애인복지법상 학대 신고 의무 대상에 장애인표준사업장이 빠져 있어, 내부에서 폭력이 발생해도 외부로 알려지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도 지적했다.

장애인표준사업장은 국가로부터 설립·운영 자금으로 최대 10억 원을 지원받는다. 노동 시장 진입이 어려운 장애인에게 일자리와 편의시설을 제공하는 취지로 만들어진 제도다. 그러나 인권위는 이번 사건들이 해당 제도에 대한 관리·감독이 전반적으로 부족했음을 드러낸다고 밝혔다.

인권위가 제시한 개선 방향은 세 가지다. 중대한 인권침해가 확인된 사업장의 인증을 즉시 취소하고 지원금을 환수하는 것, 장애인표준사업장을 장애인 학대 신고 의무 기관에 포함하는 것, 장애인 노동자 개별 면담이 포함된 정기 인권 실태조사를 의무화하는 것이다.

수사 절차 개선 요구도 포함됐다. 인권위는 2024년 직권조사를 통해 수사기관에 장애인의 형사절차 진술권 보장을 권고했지만, 현장에서는 진술 조력인과 신뢰 관계인 동석 미준수, 2차 피해 예방 노력 부족 등의 문제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발달장애인 대상 수사 시 전담 수사관 참여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장애인에게 노동은 생계 수단을 넘어 세상으로 나아가는 통로이자 자립과 복지의 출발점”이라며 경찰, 고용노동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하도록 동향 점검과 진정사건 조사를 통해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