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2025 취업사례집 일-원’을 통해 본 장애인 고용 사례와 취업 당사자들의 모습(3) 기빙플러스, 현장의 지지 속에 이어지는 중증장애인 장기근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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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하다” 칭찬에 영업왕 등극… 기빙플러스가 일궈낸 ESG 일자리의 기적
자기관리와 조직의 신뢰가 만든 ‘지속 가능한 일터’

<사진=서울시장애인일자리통합지원센터 제공>

장애인의 지속 가능한 고용과 사회 참여를 위한 노력은 시대를 관통하는 숙제이다. 본지는 서울시장애인일자리통합지원센터에서 발간한 ‘2025 취업사례집 일-원’에 소개된 사례를 바탕으로, 일터에서 자신의 역할을 만들어가고 있는 장애인 취업자들의 이야기를 기획 시리즈로 전한다. 현실적인 어려움을 넘어 실제로 일하며 성장하고 있는 당사자들의 모습을 통해, 장애인 고용이 어떻게 개인의 삶과 조직, 사회를 변화시키는지 살펴본다.[편집자주]

재단법인 기빙플러스 매장 매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혜린 씨는 취업 초기의 긴장과 시행착오를 지나 현재는 매장의 주요 구성원으로 자리 잡았다. 서울시장애인일자리통합지원센터의 연계를 통해 입사한 그는 판매와 상품 진열, 매장 정리, 고객 응대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며 2년 이상의 근속을 이어가고 있다. 처음에는 계산 업무와 고객 응대에 어려움을 느끼기도 했지만, 반복적인 경험과 현장의 지원을 통해 업무 숙련도를 높여갔다.

매장에서 함께 일하는 관리자들은 업무 속도를 일률적으로 요구하기보다 개인의 적응 속도를 고려한 근무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매장 관리자는 계산 업무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제공하고 반복적인 안내와 피드백을 통해 업무 적응을 도왔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한 씨는 고객 응대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고 현재는 상품 안내와 판매 과정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취업 이후 그의 일상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하루 근무를 마친 뒤 상담과 치료, 반려견 산책 등 일상 활동을 병행하며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일정한 소득이 생기면서 소비와 생활 계획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됐고, 이는 개인의 자존감과 사회 참여 의지를 높이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취업이 단순한 경제활동을 넘어 삶의 구조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장애인 근로자의 장기근속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기업의 운영 방식도 영향을 미쳤다. 해당 매장은 기업이나 개인으로부터 기부받은 상품을 판매하는 구조로 운영되며, 매장 인력 가운데 일정 비율을 장애인과 취약계층으로 구성하고 있다. 상품 판매를 통해 발생한 수익은 매장 운영과 사회공헌 활동에 활용되며, 동시에 사회적 일자리 창출의 기능도 수행한다.

전문가들은 장애인 고용에서 ‘근속 유지’가 중요한 이유를 지적한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장애인 경제활동 관련 통계에 따르면 장애인의 취업률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취업 이후 장기근속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여전히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서비스업과 유통업 분야는 고객 응대와 업무 속도 등 직무 특성 때문에 중증장애인의 장기 근속이 쉽지 않은 업종으로 꼽힌다.

직업재활 분야 연구자들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채용 확대를 넘어 직무 설계와 현장 지원 체계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한다. 개인의 업무 적응 속도를 고려한 교육과 현장 관리자들의 이해, 그리고 상담과 직무 지원을 병행하는 구조가 갖춰질 때 고용 안정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장애인 고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사업장에서는 관리자와 동료의 지원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현장에서는 외부 지원기관과의 협력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해당 매장 역시 장애인 근로자의 직장 적응을 돕기 위해 상담과 교육, 여가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는 기관과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지원은 근로자가 직장에서 겪을 수 있는 심리적 부담이나 생활상의 어려움을 줄이고 장기근속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장애인 고용 정책이 취업률 확대 중심에서 안정적인 고용 유지로 관심이 이동하는 가운데, 실제 일터에서 축적되는 경험은 중요한 참고 사례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애인 고용이 지속 가능한 형태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기업의 채용 의지뿐 아니라 직무 환경과 지원 체계, 조직 문화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장애인의 일자리는 단순한 복지 정책을 넘어 사회 참여와 경제적 자립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이다. 현장의 작은 변화와 지원이 축적될 때 취업은 일시적인 기회가 아니라 장기적인 삶의 기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장애인 고용이 단순한 의무 이행을 넘어 조직과 사회가 함께 만들어가는 지속 가능한 고용 모델로 발전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