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고용률 27~28%, 지체장애인은 48%
노동시장 진입 차이가 소득과 사회참여의 격차로 이어져

장애는 개인의 신체적 변화로 시작되지만 그 이후의 삶은 건강, 일자리, 소득, 사회관계 등 여러 영역에서 복합적인 변화를 겪게 된다. 그러나 지금까지 장애인의 삶을 장기적인 데이터로 추적하며 구조적으로 분석한 보도는 많지 않았다. 본지는 장애인 삶 패널조사 연구 자료와 현장 취재를 바탕으로 장애 발생 이후 개인의 삶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리고 제도와 현실 사이에 어떤 간극이 존재하는지를 살펴보는 연중기획 ‘장애인으로 살아가기’를 시작한다. 이 연재에서는 장애인의 건강, 고용, 소득, 사회참여 등 다양한 삶의 지표를 분석하고 정책적 과제를 짚어볼 예정이다.[편집자주]
장애인의 취업이 비장애인보다 어렵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장애인의 삶을 자세히 살펴보면 또 다른 격차가 존재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이가 아니라 장애 유형에 따라 노동시장 진입 기회와 이후의 삶이 달라지는 것이다.
2024년 장애인경제활동실태조사에 따르면 15세 이상 등록장애인의 고용률은 36.1%였다. 하지만 장애 유형별로는 큰 차이를 보였다. 안면장애는 50.5%, 간장애는 49.8%, 지체장애는 48.0%, 시각장애는 41.7%로 전체 평균을 웃돌았다. 반면 자폐성장애는 28.0%, 지적장애는 27.2%, 청각장애는 26.0%, 호흡기장애는 20.0%, 뇌병변장애는 13.6%, 정신장애는 10.5%에 그쳤다. 같은 장애인 안에서도 고용률이 약 40%포인트 차이를 보인 것이다.
이 같은 차이는 발달장애인에게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지체장애인은 두 명 중 한 명 가까이가 일하고 있지만, 지적장애인과 자폐성장애인은 네 명 중 한 명 정도만 취업한 상태다. 학교를 졸업한 뒤 일반 노동시장으로 연결되는 과정이 원활하지 않고, 취업 이후에도 직장 적응과 고용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취업 여부는 경제적 자립에도 영향을 미친다. 장애인경제활동실태조사에 따르면 임금근로 장애인의 월평균 임금은 100만 원 미만이 28.2%를 차지했다. 100만~150만 원은 12.3%, 150만~200만 원은 10.2%, 200만~300만 원은 25.2%, 300만 원 이상도 25.2%였다. 장애인 임금근로자 10명 가운데 약 4명은 월 150만 원 미만의 임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형태도 안정적이지 않다. 장애인경제활동실태조사와 장애인고용 관련 연구에서는 발달장애인이 다른 장애 유형보다 단순노무직과 시간제 근무 비중이 높고, 일반 기업보다 보호고용이나 지원고용에 종사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 때문에 근속기간이 짧고 안정적인 소득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취업의 차이는 사회참여의 차이로도 이어진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장애인삶 패널조사는 사회활동 참여와 사회적 관계, 삶의 만족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조사 결과 취업 여부는 사회참여와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못할수록 사회활동과 대인관계가 제한되는 경향이 확인됐다.
결국 장애 유형에 따른 노동시장 진입 격차는 취업에서 끝나지 않는다. 취업의 차이는 소득의 차이로 이어지고, 소득의 차이는 사회참여와 자립 수준의 차이로 연결된다. 특히 발달장애인은 노동시장 진입 단계에서부터 높은 장벽을 경험하면서 다른 장애 유형보다 삶의 격차가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애인 정책도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금까지는 장애인 전체를 하나의 집단으로 보는 정책이 많았지만, 최근 통계는 장애 유형에 따라 노동시장 접근성과 자립 여건이 크게 다르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발달장애인의 경우 학교에서 직업으로 이어지는 전환교육과 직무지도, 고용 유지 지원을 강화하는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