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모두예술극장서 5일간 공연… 2025년 낭독 공연 이어 정식 무대화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 연극 ‘크립스’(원제 Creeps)를 오는 16일부터 20일까지 5일간 모두예술극장 무대에 올린다. 지난해 낭독 공연으로 국내 관객에게 처음 소개된 이 작품은 올해 장애인 배우들이 직접 출연하는 정식 공연으로 완성됐다.
‘크립스’는 1970년대 캐나다 보호작업시설을 배경으로, 장애인이 마주하는 제도적 장벽과 위계, 협상의 문제를 동시대적 시선으로 그린다. 반복되는 노동과 통제적 환경에 불만을 품은 뇌병변장애인 피트, 톰, 샘, 짐, 마이클은 유일한 피난처인 화장실로 모여든다. 이들은 장애인을 동정과 시혜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사회를 향해 거침없는 대화를 쏟아내며, 특유의 신랄한 유머와 분노 속에 존엄한 삶에 대한 열망을 드러낸다.
이 작품은 캐나다 극작가 데이비드 프리먼(David Freeman)이 1971년 발표한 희곡으로, 그가 장애인보호작업시설에서 일하며 느낀 좌절감에서 탄생했다. 프리먼은 뇌성마비 장애인으로서 자신의 경험을 작품에 투영했으며, 초연 이후 장애인의 삶과 사회문제를 정면으로 다뤘다는 평가를 받아 캐나다와 미국에서 여러 차례 상연됐다. 그는 이 작품으로 뉴욕 연극 비평가상인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 우수 신인 극작가상을 받기도 했다.
공연은 16일부터 18일까지 오후 7시 30분, 19일과 20일은 오후 3시에 열리며 총 5회 상연된다. 19일 공연 종료 후에는 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되며, 공연 시작 전에는 무대 미니어처와 의상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터치투어도 운영된다. 모두예술극장 홈페이지와 NOL 티켓을 통해 예매할 수 있으며 휠체어석과 단체 관람은 모두예술극장 전화 예매로 진행된다.
공연이 열리는 모두예술극장은 2022년 문을 연 국내 최초의 장애예술인 전용 공공극장이다. 개관 이후 배리어프리 공연을 꾸준히 선보이며 장애인 관객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넓혀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방귀희 이사장은 “‘크립스’는 보호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실제로는 제약과 억압이 존재하는 현실을 직시하게 만드는 작품”이라며 “이번 공연을 통해 우리 사회의 제도적 한계를 돌아보고, 다양한 신체와 삶이 존엄성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는 포용적 환경에 대해 사유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