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개발원, 2026년 문화예술 특화형 교육 추진
형식 중심 교육 한계 넘어 참여형 모델 확산 가능성 주목

우리나라 장애인식개선교육이 양적 확대 단계를 지나 질적 전환 단계로 접어드는 가운데, 문화예술을 접목한 새로운 교육 모델이 등장해 주목된다. 기존 강의 중심 교육의 한계를 보완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향후 교육 방식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은 문화예술을 접목한 ‘2026년 문화예술 특화형 장애인식개선교육’을 추진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기존 강의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공연과 체험을 기반으로 장애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기획됐다.
개발원은 앞서 지난 3월 본 사업을 수행할 8개 전문 기관을 선정했다. 선정된 수행기관은 (사)문화복지하음, 행복한우리복지관, ㈜한국파릇하우스, ㈜아트랑, 얼쑤사회적협동조합, 한국장애인국제예술단, 문화예술연구소 플랫폼, 문화예술단체 가온 등이다. 이들 기관은 클래식 음악, 미술전시, 뮤지컬, 국악, 인형극, 무용 등 다양한 장르를 활용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문화예술 특화형 장애인식개선교육은 기존의 일방적 강의 전달 방식에서 벗어나 참여와 체험 중심으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수행기관은 클래식 음악, 인형극, 무용 등 다양한 예술 장르를 활용해 장애에 대한 이해를 자연스럽게 확장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모든 교육과정에는 장애예술인이 참여해 공연과 강의를 함께 진행한다.
이 같은 시도는 현재 장애인식개선교육이 안고 있는 구조적 한계를 보완하려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국내 장애인식개선교육은 법적 의무화 이후 대부분 기관에서 연 1회 단시간 교육 형태로 운영되며 빠르게 확산됐지만, 실제 인식 변화로 이어지는 효과성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문제 제기가 이어져 왔다. 특히 온라인 영상 시청이나 단시간 강의 중심 교육이 반복되면서 교육의 실질적 효과보다 ‘이수 여부’ 자체가 강조되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문화예술을 활용한 참여형 교육은 기존 교육 방식의 대안으로 평가된다. 예술 활동은 단순한 정보 전달보다 감정적 공감과 경험 축적을 유도하는 특성이 있어 장애에 대한 이해를 보다 자연스럽게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장애예술인이 교육 과정에 직접 참여한다는 점은 장애를 설명의 대상이 아니라 경험의 주체로 인식하게 만드는 데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교육 대상이 어린이집과 학교,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등으로 확대된 점 역시 중요한 변화로 읽힌다. 수행기관은 4월부터 11월까지 전국 기관을 대상으로 연 12회 이상 교육을 진행할 예정으로, 비교적 장기간 운영을 통해 참여형 교육 모델의 실제 적용 가능성을 시험하는 성격도 갖는다. 개발원에 따르면 2025년 동일 사업에서는 총 7개 수행기관이 88회 교육을 운영했으며, 1만 5천여 명이 교육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경혜 원장은 “장애인식개선 교육을 ‘듣는 것’에서 ‘함께 경험하는 것’으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문화예술을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해하고 소통할 기회를 확대하겠다”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업이 단순한 프로그램 확대를 넘어 장애인식개선교육의 방향성을 시험하는 정책적 의미를 갖는다고 보고 있다. 지금까지 교육이 ‘실시 여부’ 중심으로 관리돼 왔다면, 앞으로는 ‘얼마나 인식을 변화시키는가’가 핵심 평가 기준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참여형 교육 모델이 일정 수준 이상의 효과를 입증할 경우, 향후 표준 교육 방식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확산성과 효과 측정은 향후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현재 참여 기관 수와 교육 횟수만으로는 전국 단위 수요를 충족하기에 한계가 있는 만큼, 시범 모델이 제도화 단계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중요한 과제로 남는다. 또한 체험형 교육의 특성상 인식 변화 정도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평가 체계 구축 역시 병행돼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결과적으로 이번 문화예술 특화형 장애인식개선교육은 단순한 신규 사업이 아니라, 형식 중심 교육에서 경험 기반 교육으로 전환하려는 흐름의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장애인식개선교육이 제도적 확대 단계를 넘어 실질적 인식 변화 단계로 이동할 수 있을지 여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