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직무개발사업 우수사례 (2)] 기술이 허문 장애의 벽, 건설 현장 ‘안전 관제’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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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부담금 대신 직무 혁신 택한 DL E&C의 실험과 산재 예방의 상관관계 분석

<사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제공>

건설업의 장애인 고용은 그간 ‘불가능에 대한 도전’에 가까웠다. 2023년 민간 부문 산업별 장애인 고용 현황에 따르면 건설업의 장애인 고용률은 1.98%로, 전체 20개 산업 중 17위에 머물러 있다. 이는 현장의 험준한 지형과 육체노동 중심의 공정 특성상 장애인이 활약할 공간이 좁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DL E&C는 시각적 관찰과 판단이 핵심인 ‘안전 모니터링’에 주목했다. 실시간 CCTV 피드를 통해 안전모 미착용이나 중장비 작업 반경 내 보행자 진입을 감시하는 업무는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지만, 물리적 이동성은 필수 조건이 아니다. 이를 통해 중증장애인이 재택근무로 현장의 안전을 지키는 역설적이지만 효율적인 구조가 완성되었다.

전지혜 인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기존의 장애인 고용이 기업의 시혜적 차원에서 이루어진 단순 반복 업무였다면, 이번 모델은 기업의 핵심 리스크인 ‘산업재해’를 관리하는 중추적 역할을 맡겼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특히 현장 경험이 있는 산재 장애인을 관제 요원으로 투입한 것은 그들이 가진 ‘현장의 감각’을 안전 데이터로 치환한 영리한 설계”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채용된 인원 중 상당수는 과거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다 불의의 사고를 당한 이들로, 누구보다 위험 요소를 직관적으로 파악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도 긍정적이다. DL E&C의 한 안전관리 담당자는 “본사 관제실에서 파악하지 못하는 세밀한 현장의 움직임을 재택 관제 요원들이 실시간으로 잡아내 무전으로 전파할 때 그 효과를 체감한다”며 “초기에는 관제 정확도에 의구심이 있었으나 현재 유효 관제율이 90%를 상회하면서 현장 소장들 사이에서도 추가 인력 배치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전했다. 이는 장애인 고용이 비용 지출이 아닌, 사고 예방을 통한 비용 절감 효과(Cost-Saving)로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참여 근로자들의 삶의 질 변화 역시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중증장애인 A씨는 “신체적 제약으로 대기업 취업은 꿈도 꾸지 못했고, 특히 지방 거주 장애인은 기회조차 적었다”며 “기술의 도움으로 현장의 안전을 지킨다는 자부심과 함께 안정적인 소득원을 얻게 되어 삶의 활력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는 장애인 고용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단순히 ‘일자리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매개로 거주지와 신체 조건의 제약을 없애는 ‘직무 최적화’에 있음을 증명한다.

서울지역본부는 이번 DL E&C의 성공 사례를 가이드라인으로 제작해 국내 주요 건설사 및 대규모 플랜트 산업군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단순한 고용 부담금 납부로 의무를 회피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기술과 인간의 협업을 통해 산업 현장의 안전망을 촘촘히 하는 이 모델은 ESG 경영의 실천적 대안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결국 ‘건설 현장 안전 사각지대 지킴이’의 확산은 장애인에게는 장벽 없는 일자리를, 기업에게는 사고 없는 작업 환경을 제공하는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 구축의 신호탄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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