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직무개발사업 우수사례 (6)] AI 기반 ‘DB구축정보검색사’ 모델 주목… 경기DPI, 중증장애인 10명 ICT 직무 취업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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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노무 중심 구조 넘어 정보검색·데이터 가공 직무로 확장… 재택근무 기반 미래형 고용모델 가능성 제시

<사진=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제공>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발간한 ‘2024년 직무개발사업 우수사례집’은 장애 적합 직무 부족이라는 구조적 과제를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의 성과를 담고 있다. 선도기업 전략직종 직무개발, 현장 중심 직무개발, 중증장애인 고용모델 개발·확산사업 등에서 발굴된 13건의 우수 사례와 164건의 아이디어 공모 성과는 변화하는 산업환경 속에서 장애인 고용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본지는 해당 사례들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지속 가능한 직무 개발을 위한 과제와 개선 방향을 연속 기획을 통해 심층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편집자주]

한국 장애인 고용 정책은 오랜 기간 양적 확대와 질적 전환이라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다. 장애인 의무고용제도가 시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증장애인의 취업 기회는 여전히 제한적이며 직무 또한 단순노무 중심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 속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직무 모델이 현장에서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최근 장애인 고용 현장에서 주목받는 사례는 ‘DB구축정보검색사’ 직무 모델이다. 이 직무는 데이터 검색과 정보 정리 업무를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직무로, 중증장애인이 수행할 수 있도록 직무를 세분화하고 AI 도구를 활용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이 모델은 경기 지역 장애인 단체인 경기DPI가 추진한 직무개발 사업을 통해 실제 고용 성과로 이어졌다. 사업 관계자에 따르면 직무 훈련을 이수한 10명의 중증장애인이 정보통신 분야 기업에 취업하며 디지털 직무 기반 고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경기DPI 관계자는 “기존 장애인 일자리는 단순 반복 업무가 대부분이었지만, 데이터 검색과 정리 업무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장애인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며 “AI 도구를 활용하면 정보 정리나 문서 구조화 작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어 직무 수행 장벽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DB구축정보검색사’는 기업이나 기관이 필요로 하는 기초 정보를 검색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데이터베이스 형태로 구축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공공조달 플랫폼이나 온라인 자료를 검색해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분류·요약해 데이터로 정리하는 과정이 핵심 업무다. 최근에는 생성형 AI 도구를 활용해 정보 분류와 문서 구조화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직무 개발 과정에서는 참여자의 기본 역량을 고려한 선발과 장기간의 직무 훈련이 진행됐다. 경기DPI는 장애인 단체와 협력해 훈련 참여자를 모집한 뒤 컴퓨터 활용 능력과 기본 문해력을 중심으로 직무 적합성을 검증했다. 이후 약 6개월 동안 정보 검색 방법, 데이터 정제 과정, AI 활용 방법 등을 교육하는 직무 훈련을 실시했다.

훈련을 마친 참여자들은 정보통신 전문 기업에 채용돼 실제 데이터 구축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기업 측은 장애인 인력이 데이터 정리 업무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 기업 관계자는 “데이터 검색과 정리 업무는 집중력과 반복적인 정확성이 중요한데, 훈련을 받은 장애인 직원들이 업무 수행에서 높은 안정성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례는 여러 측면에서 장애인 고용 정책에 시사점을 던진다. 무엇보다 중증장애인을 디지털 직무로 연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장애인 고용은 여전히 제조업이나 단순 서비스 직군에 집중되는 경향이 강하다. ICT 기반 직무 개발은 이러한 직무 구조를 다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통계청과 고용 관련 자료에 따르면 장애인 고용은 여전히 제조업과 단순 서비스 분야에 집중되어 있으며 정보통신 직군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나타난다. 장애인 고용 전문가들은 디지털 기반 직무가 확대될 경우 장애인 고용 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장애인 고용 정책을 연구하는 한 전문가는 “AI와 디지털 기술은 장애인의 업무 수행 방식을 크게 바꿀 수 있는 도구”라며 “특히 데이터 관리나 정보 검색 같은 직무는 공간 제약이 적고 재택근무가 가능해 이동이 어려운 중증장애인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택근무 가능성 역시 중요한 요소로 평가된다. 중증장애인의 경우 이동 자체가 취업의 큰 장벽이 되는 경우가 많다. 데이터 검색과 정보 구축 업무는 원격 환경에서도 수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근무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코로나19 이후 확산된 원격근무 환경 역시 이러한 직무 모델의 확산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직무 모델의 확산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존재한다. 현재 ‘DB구축정보검색사’ 모델은 특정 기업 취업 성과를 중심으로 형성된 초기 단계 사례에 가깝다. 직무 표준화와 산업 전반으로의 확산 체계는 아직 충분히 구축되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직무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장기 고용 유지 여부와 임금 수준, 숙련도 향상 경로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다. AI 기술 변화 속도가 빠른 만큼 지속적인 교육과 직무 역량 강화 프로그램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DPI 측은 향후 직무 모델을 고도화하고 추가 고용 연계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데이터 기반 산업이 확대되는 만큼 정보 검색과 데이터 정리 직무 수요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직무 훈련 체계를 보완해 더 많은 중증장애인이 디지털 직무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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