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기업 경기지수 사상 최대 낙폭…내수 의존 구조 한계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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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BSI 53.6으로 22.9포인트 급락
공공판로 확대 정책 실효성 재점검 요구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장애인기업의 체감 경기가 조사 이래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내수 수요 위축과 가격 경쟁 심화가 겹치면서 영세 사업체 중심의 경영 불안이 빠르게 확산되는 양상이다. 경기 둔화 국면에서 구조적으로 취약한 기업군이 먼저 타격을 받는 현상이 재확인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가 27일 발표한 ‘2026년 1월 장애인기업 동향’에 따르면 1월 경기 체감 지수(BSI)는 53.6으로 전월 대비 22.9포인트 하락했다. 2월 경기 전망 지수도 54.8로 23.0포인트 떨어졌다. 체감과 전망 지수 모두 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대 낙폭이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이를 밑돌면 경기 악화를 의미한다. 현재 수치는 뚜렷한 위축 국면을 보여준다.

일반 중소기업 경기 흐름과 비교해도 낙폭은 가파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발표한 중소기업 BSI 역시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단기간에 20포인트 이상 급락하는 사례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는 장애인기업이 공공·국내 민간시장 중심의 매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소비 둔화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구조적 특성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지역별로는 전 권역이 두 자릿수 하락을 기록했다. 1월 체감 지수는 강원권이 38.5로 가장 낮았으며, 제주권과 충청권, 경상권, 전라권, 수도권 순으로 모두 하락했다. 2월 전망 역시 충청권과 제주권의 낙폭이 컸다. 지역 건설경기 둔화와 관광 소비 감소 등 지역경제 전반의 위축 흐름이 소규모 장애인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44.8로 30포인트 하락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건설업도 45.0으로 24.6포인트 떨어졌다. 원자재 가격 부담과 발주 감소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서비스업과 도소매업 역시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전 업종이 동반 하락한 점은 특정 산업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 수요 부진이 배경임을 시사한다.

장애 정도별로는 경증 장애 기업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자금 여력과 거래 기반이 취약한 영세 사업체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 수도권에서 제조업을 운영하는 한 장애인기업 대표는 “공공기관 발주 일정이 늦어지면서 매출 공백이 발생했고, 민간 거래처도 주문 물량을 줄이고 있다”며 “단기 운전자금 확보가 쉽지 않아 고정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들이 꼽은 체감 악화 원인은 ‘내수 수요 위축’이 37.3%로 가장 많았고, ‘가격경쟁력 약화 및 경쟁 심화’가 뒤를 이었다. 전망 악화 이유 역시 같은 순서를 보였다. 이는 장애인기업의 매출 기반이 국내 시장에 집중돼 있는 현실을 반영한다.

정부는 공공구매 확대와 판로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장애인기업 제품 우선구매 제도와 온라인 판로 지원 사업 등을 운영 중이다. 그러나 현장의 체감 지표는 빠르게 악화되고 있어 정책의 실효성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공기관 예산 집행 지연이나 발주 감소가 일부 업종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면밀한 분석도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단기 처방과 함께 구조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공공시장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민간 대기업 협력 프로그램 확대, 공동브랜드 구축, 디지털 유통 채널 진입 지원 등이 필요하다는 제안이다. 동시에 경기 하강기에 취약계층 기업이 급격히 위축되지 않도록 정책 금융과 긴급 운전자금 지원을 탄력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 박마루 이사장은 “체감과 전망 지수가 모두 큰 폭으로 하락해 현장의 경영 여건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내수 부진과 경쟁 심화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만큼 판로 확대 등 경영 애로 해소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지표 하락은 단순한 경기 순환의 문제가 아니라, 장애인기업의 시장 구조와 정책 지원 체계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신호로 읽힌다. 경기 둔화 국면에서 사회적 약자 기반 기업이 반복적으로 먼저 흔들리는 구조를 개선하지 못한다면 유사한 위기는 다시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