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억 부담금보다 어려운 채용인가”…서울대병원 논란이 던진 공공의료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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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대병원·경북대치과병원은 의무고용률 달성
“직무 발굴과 조직 의지가 해법” 지적

<사진=서울대학교병원 전경>

국내 최고 공공의료기관으로 꼽히는 서울대학교병원이 장애인 의무고용률 미달 문제로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울대병원은 지난해에도 법정 의무고용률을 채우지 못하면서 공공기관 가운데 가장 많은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납부하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미화 의원이 한국장애인고용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의 지난해 장애인 고용률은 2.85%로, 공공기관 의무고용률인 3.8%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서울대병원이 납부해야 하는 부담금은 21억4400만원으로 집계됐다. 서울대병원은 2020년 이후 6년 연속 공공기관 부담금 납부액 1위를 기록했고, 누적 부담금은 148억원을 넘어섰다.

서울대병원 측은 의료기관 특성상 의사·간호사·의료기사 등 면허 기반 전문직 비중이 높아 장애인 의무고용률 달성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실제로 상급종합병원은 응급·중증 진료 비중이 높고 교대근무 체계가 강해 일반 공공기관과 동일한 기준으로 접근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러나 같은 국립대병원 체계 안에서도 상반된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히 ‘의료기관 특수성’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강원대학교병원은 장애인 고용률 4.2%를 기록하며 의무고용률을 초과 달성했다. 강릉원주대학교치과병원은 4.03%, 경북대학교치과병원 역시 3.96%를 기록하며 기준을 충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들 병원의 공통점은 장애인 채용을 단순한 ‘복지 영역’이 아니라 병원 운영 체계 안의 인력 전략으로 접근했다는 점이다. 원무·행정·자료관리·고객안내·전산지원·시설관리 등 비의료 직무를 세분화하고 장애 특성에 맞는 직무 재설계를 병행한 사례들이 대표적이다.

특히 강원대병원은 지역 장애인체육회와 협력해 장애인 선수 고용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장애인 선수들이 병원 소속 직원으로 활동하면서 훈련과 대회 참가, 장애인 인식개선 활동 등을 병행하는 방식이다. 최근 공공기관들이 ESG 경영과 연계해 확대하고 있는 대표적인 고용 사례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장애인 의무고용 문제를 단순히 ‘채용 숫자’로만 접근해서는 해결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 병원 내 적합 직무를 체계적으로 발굴하고, 직무지원인·보조공학기기·근무환경 개선 등을 연계하는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장애계에서는 장애인 고용부담금 제도 역시 현실에 맞게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행 제도에서는 부담금이 실제 신규 채용에 들어가는 비용보다 낮아 일부 기관들이 고용보다 부담금 납부를 선택하는 구조가 형성돼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대병원 사례는 결국 공공기관 장애인 고용의 핵심 과제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의료현장의 특수성을 고려한 현실적 지원은 필요하지만, 동시에 ‘채용이 어려운 기관’이라는 설명만으로는 더 이상 사회적 설득력을 얻기 어려워지고 있다. 반면 다른 국립대병원들의 사례는 직무 발굴과 조직의 의지가 결합될 경우 공공의료기관에서도 충분히 장애인 고용 확대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