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38% 껑충 뛰는데”…1인 중증장애인기업 지원 예산은 ‘걸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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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첫 정식예산 17억8천만원…전체 8779곳 중 115곳만 혜택
시범사업서 성과 입증됐지만 수어통역 등 맞춤형 인력 공급 난항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는 2024년 12월 9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동아, 서미화 의원,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과 함께 1인 중증장애인기업 업무지원인 제도 활성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 제공>

홀로 기업을 운영하는 중증장애인의 손발이 되어주는 ‘업무지원인 서비스’가 시범사업을 통해 매출 증대 등 뚜렷한 성과를 보였음에도 내년도 예산 편성은 수요 대비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대상 기업의 1% 남짓한 수준만 지원받을 수 있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예산 확대와 운영 방식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회입법조사처가 28일 발표한 ‘중증장애인 기업 업무지원인 제도 현황과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도 1인 중증장애인기업 업무지원인 서비스 예산안은 총 17억8천만원이다. 이는 2년여의 시범사업을 거쳐 편성된 정식 예산이지만, 지원 가능 규모는 115개 사에 불과하다. 2023년 기준 등록된 1인 중증장애인기업이 8799개인 점을 고려하면 약 1.3%의 기업만이 혜택을 볼 수 있는 셈이다. 사실상 대부분의 기업은 지원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업무지원인 서비스는 장애인기업법에 따라 중증장애인의 경영 활동을 돕기 위해 업무보조, 의사소통 지원, 경영지도 인력을 파견하는 제도다. 지난 2년간 별도 예산 없이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가 타 사업비 2억원을 전용해 시범 운영했다.

예산 부족 속에서도 성과는 확실했다. 2024년 수계기업 대상 성과평가 결과, 지원을 받은 기업들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38.7% 증가했다. 안정적인 업무 지원이 곧장 기업의 생존력과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점이 데이터로 입증된 것이다.

문제는 예산의 절대 규모뿐만 아니라 질적 공급의 불균형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청각장애인을 위한 ‘의사소통형’ 지원은 인력난으로 인해 실적이 전무했다. 2024년 신청자 80명 중 업무보조형 등은 선정됐으나, 수화통역이 필요한 기업은 전문 통역사를 구하지 못해 단 한 곳도 지원받지 못했다. 수화통역사의 전문성을 고려할 때 현재의 지원 단가로는 인력을 구하기 어렵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입법조사처는 비용 현실화를 통해 수화통역 자격증 소시자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업 단계의 지원 공백도 과제다. 현행 제도는 이미 사업 중인 기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예비 창업자가 사업자 등록 등 복잡한 행정 절차를 밟을 때에는 정작 도움을 받을 수 없다. 보고서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장애인창업 지원사업과 연계해 준비 단계부터 업무보조인을 파견한다면 창업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행정적인 후속 조치도 늦어지고 있다. 장애인기업법 시행령은 업무지원인 서비스에 관한 세부사항을 중기부 장관이 고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제도 안착을 위해서는 구체적인 운영 기준을 담은 고시 제정이 선행돼야 한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보고서를 통해 예산 증액을 통한 지원 대상 확대, 예비 창업자 포함, 의사소통형 인력 확보, 관련 고시 조기 마련 등 네가지 개선안을 제시했다. 내년부터 지원 시간이 기존 월 최대 58시간에서 160시간으로 대폭 늘어나는 등 제도가 본격화하는 만큼, 재정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