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 안 해도 먼저 지원”…정부, ‘적극적 복지’ 체계 전환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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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발달장애인 가구 직권신청 확대
위기가구 선제 발굴·AI 복지상담 도입 추진

<사진=유튜브 국무회의 중계방송 갈무리>

정부가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기존 ‘신청주의’ 중심의 복지 체계를 ‘적극적 복지’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특히 미성년자와 발달장애인이 포함된 위기가구에 대해서는 당사자 동의가 없더라도 생계급여를 직권 신청해 우선 지급하는 방안이 시행되면서 복지 행정의 방향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12일 국무회의에서 「위기가구 지원을 위한 복지안전매트 강화 방안」을 보고하고, 위기가구 발굴부터 개입·지원·관리까지 전 과정을 강화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최근 발생한 위기가구 사망 사건을 계기로 마련됐다. 정부는 기존 복지안전망이 위기 상황을 충분히 포착하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빈틈을 촘촘히 메우는 ‘복지안전매트’ 구축을 핵심 목표로 제시했다.

정부는 우선 복지사각지대 발굴 시스템을 고도화해 위기 징후를 조기에 포착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전기·수도 요금 장기 체납 여부 등이 주요 판단 기준이었지만, 앞으로는 사용량 급감 등 생활 변화 데이터를 활용해 위기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탐지한다. 위기 정보 수집 주기도 기존 1~2개월 단위에서 매월 단위로 단축한다.

반복적으로 위기 징후가 포착되거나 고독사·위기아동 시스템에서 중첩 발견된 가구는 고위험군으로 별도 관리한다. 지방자치단체가 우선 대응할 수 있도록 위험도 관리 체계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복지급여 신청주의 완화다. 정부는 아동수당, 부모급여, 첫만남이용권 등은 출생신고만 하면 별도 신청 없이 자동 지급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기초연금과 장애인연금 역시 기존 탈락자나 복지멤버십 가입자를 대상으로 정부가 보유한 정보를 활용해 수급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안내할 방침이다.

특히 위기 상황에 놓인 미성년자와 발달장애인 가구에 대해서는 당사자 동의 없이도 공무원이 직권으로 생계급여를 신청하고 우선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이미 지난 4월부터 관련 조치를 시행 중이며, 사후 조사에서 과다 지급이 확인되더라도 환수를 면제하는 등 적극행정 보호 장치도 마련했다.

현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포함됐다. 공무원이 위기가구를 처음 방문할 때 식료품과 생필품으로 구성된 ‘희망드림 꾸러미’를 제공해 상담 거부감을 낮추고 초기 관계 형성을 돕겠다는 것이다.

아동·노인 돌봄 가구에 대한 지원도 확대된다. 정부는 취약 아동가구의 아이돌봄서비스 지원 시간을 연간 960시간에서 1080시간으로 늘리고, 아동학대나 방임이 의심되는 가구는 시군구 내 아동·복지 관련 부서가 공동 사례관리 체계를 운영하도록 했다.

노인 돌봄 분야에서는 치매안심병원과 장기요양 단기보호기관을 지속 확대하고, 돌봄 가족의 휴식과 정서 지원을 강화한다. 자살시도자에 대해서도 본인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자살예방센터가 적극 개입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한다.

복지 현장의 인력과 시스템 개선도 병행된다. 정부는 읍면동 복지공무원 증원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위기가구를 적극 보호한 공무원에게 포상과 면책을 제공하는 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동시에 AI 기반 복지상담 서비스와 맞춤형 복지 추천 시스템을 도입해 복지 행정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번 대책은 복지급여 자동지급과 직권신청 실효성 제고를 통해 신청주의 개선의 첫걸음을 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신청해야 지원받는 수동적 복지에서 선제적으로 제공하는 적극적 복지로 정책 기조를 전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