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복지부에 재발 방지 및 관리 감독 강화 권고

국가인권위원회는 최근 정신의료기관에서 발생한 환자 강박과 입원 절차 위반 등 인권침해 사항에 대해 직권조사를 실시하고, 병원장과 관할 지자체장 등에게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인권위 조사 결과 해당 병원에서는 의사의 직접적인 진찰이나 구체적인 지시 없이 간호사와 간병사가 임의로 환자들을 강박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조사 대상이 된 52명의 환자 중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은 환자는 양팔이 묶인 채 10개월 동안 병실에서 생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 양손과 양발이 모두 묶인 채 지낸 환자들도 있었다.
입원 절차에서도 심각한 위반 사항이 확인됐다. 병원 측은 스스로 입원 동의서를 작성할 능력이 없는 환자 53명을 자발적으로 입원한 것처럼 처리해 퇴원 권리 등을 부당하게 제한했다. 또한 개방병동에 임의로 잠금장치를 설치해 폐쇄적으로 운영하며 환자들의 출입을 통제한 사실도 밝혀졌다.
앞서 인권위는 지난해 6월 이 병원 의료진이 진료기록 없이 환자를 장시간 강박하고, 거동이 불가능한 환자를 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처럼 위조해 진료비를 허위 청구했다는 진정을 접수했다. 이후 피해 환자가 다수이고 인권침해 정황이 뚜렷하다고 판단해 직권조사에 착수했다.
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치료는 헌법상 적법절차를 준수해야 하며 신체의 자유 제한은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병원장에게 의소소통이 어려운 환자의 입원 유형을 적정 절차로 전환하고, 개방병동의 잠금장치를 제거할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관행적인 강박 지시를 개선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격리·강박 매뉴얼 교육을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시장에게는 해당 병원에 대한 지도·감독을 철저히 하고 의료법 위반 사항에 대해 시정명령 등 행정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보건복지부 장관에게도 유사 사례 재발 방지 조치를 마련하고, 신체질환이 있는 입원 환자에 대한 신체보호대 사용 기준을 수립할 것을 요청했다.
인권위는 이번 조사가 정신의료기관 내 관행적인 인권 침해 행위에 경종을 울리고, 수용 시설 내 환자들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보장받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