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예술교육의 첫 국립 특수학교 착공…한국 특수교육 구조 변화의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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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부설 중·고등 특수학교 2029년 개교 목표…특수학교 부족과 전문 교육 공백 속 의미 주목

사진은 본 기사와 무관함<사진=장애인일자리신문>

오는 17일 부산대학교 장전캠퍼스에서 장애 학생을 위한 예술 특화 특수학교가 착공에 들어간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국립대가 설립하는 장애학생 전문 예술 교육기관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적지 않다. 한국의 장애인 교육이 대부분 일반학교 통합교육 중심 구조로 운영되는 가운데 특정 분야 전문교육을 목표로 한 특수학교가 등장하는 것은 제도적 전환의 신호로도 해석된다.

부산대학교에 따르면 부산 금정구 장전캠퍼스 대운동장 인근 1만4천㎡ 부지에 들어서는 이 학교는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건립된다. 교사동과 체육시설, 기숙사, 쉼터, 다목적 체육관 등이 포함되며 중학교 9학급과 고등학교 12학급 등 총 21학급 규모로 운영될 예정이다. 사업에는 국비 474억 원이 투입되며 2029년 3월 개교가 목표다.

이 학교는 장애학생에게 체계적인 예술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된다. 정부는 2018년 장애학생 예술교육 확대를 국정과제로 선정하면서 해당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그러나 사업 부지 일부가 금정산 개발제한구역에 포함된 문제와 대학 내부 시설 축소 논란 등이 이어지며 계획은 장기간 지연됐고, 관계 기관 협의를 거쳐 약 8년 만에 착공 단계에 들어서게 됐다.

이번 학교 설립은 국내 장애인 교육 체계의 구조적 한계와도 맞닿아 있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특수교육 대상 학생은 약 10만 명 수준으로 집계된다. 그러나 장애학생이 재학 중인 특수학교는 전국적으로 약 190여 개에 불과하다. 전체 장애학생 가운데 약 70% 이상이 일반학교 통합교육 형태로 교육을 받고 있으며, 특수학교 학생은 약 3만 명 안팎이다.

특수학교 수가 제한적이다 보니 장애학생 상당수는 일반학교 내 특수학급이나 통합학급에서 교육을 받는다. 전국 일반학교에는 약 1만3천 개 이상의 특수학급이 운영되고 있으며, 이곳에서 장애학생의 개별화 교육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구조는 교육 접근성을 확대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전문 교육이나 특화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예술, 체육 등 특정 분야 재능을 가진 장애학생을 위한 교육 기반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일부 특수학교에서 예체능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전문 예술 교육과정과 시설을 갖춘 학교는 사실상 없는 수준이다. 장애 예술인의 상당수가 대학 진학 이후에야 전문 교육을 받기 시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 부산대 부설 특수학교는 이러한 교육 공백을 보완하는 시도로 평가된다. 대학 부설 형태로 운영되는 만큼 예술대학 인프라와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며, 기숙사 시설을 포함한 전국 단위 학생 모집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수교육 정책에서도 전문 교육기관 확충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장애학생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특수학교 신설은 지역 갈등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도권과 일부 대도시에서는 특수학교 신설 과정에서 주민 반대가 반복적으로 발생해 사회적 논쟁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부산대학교 관계자는 체계적인 예술 교육을 제공하는 특수학교가 설립되면 장애학생의 교육 선택권이 확대되고 장애인 예술 인재 양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학교 설립이 단순한 시설 확충을 넘어 장애인 교육의 질적 다양성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통합교육 중심 구조 속에서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전문 교육 분야가 확대될 경우 장애학생의 진로 선택 폭도 함께 넓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