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신고 연간 8천 건 이상…고양시 ‘안심 스마트밴드’ 등 지자체 대응 확대

발달장애인의 실종 사고가 매년 반복되고 있지만, 예방과 조기 대응 체계는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실종이 단순한 일탈 수준을 넘어 인명 피해로 이어지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위치추적 장치 보급 등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대응이 확대되는 추세다.
경찰청과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접수되는 발달장애인 실종 신고는 매년 8천 건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5년간 발달장애인 실종 이후 사망 상태로 발견된 사례는 200여 건에 달해, 단순 실종이 아닌 생명과 직결된 사회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발달장애인의 경우 낯선 환경에서 방향 감각을 잃거나 위험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는 특성 때문에 일반 실종보다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인명 피해로 이어진 사례도 적지 않다. 2020년 겨울 경기 지역에서는 20대 발달장애인이 산책을 위해 집을 나선 뒤 귀가하지 못해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대대적인 수색이 이어졌지만 약 3개월이 지난 뒤에야 숨진 채 발견되면서 사회적 충격을 안겼다. 당시 가족들은 “잠깐 외출한 것이 마지막이 될 줄 몰랐다”고 토로했고, 이 사건은 발달장애인 실종 예방 장치 도입 필요성을 본격적으로 제기하는 계기가 됐다.
장기 실종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1980년대 후반 지적장애가 있던 청소년이 집을 나선 뒤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은 사례처럼, 가족이 수십 년간 수색을 이어가는 경우도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발달장애인의 실종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 전체의 삶을 장기간 위협하는 구조적 위험이라고 지적한다.
이처럼 반복되는 실종 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들도 예방 장치 보급에 나서고 있다. 고양특례시는 발달장애인 실종 사고 예방을 위해 손목 밴드형 배회감지기 ‘고양 안심 스마트밴드’ 지원사업을 올해도 이어간다고 밝혔다.
해당 사업은 위치추적 기능을 활용해 실종을 사전에 방지하고 조기 발견을 돕는 것이 핵심이다. 지원 대상은 신청일 기준으로 해당 지역에 1년 이상 거주한 발달장애인이며, 거주지 관할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상시 신청할 수 있다. 올해는 총 45대의 기기가 준비돼 있으며, 물량 소진 시까지 접수가 진행된다.
지자체의 이 같은 노력은 일정 부분 효과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전국적인 지원 규모는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로 발달장애인 수에 비해 배회감지기 보급률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신청 대기자가 발생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실종 예방 장치 보급과 함께 제도적 기반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지문 사전 등록, 보호자 교육, 지역사회 순찰 체계 구축 등 다층적 대응이 병행되지 않을 경우 단순 기기 보급만으로는 실종 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발달장애인의 실종 문제는 단순한 치안 사안이 아니라 자립과 안전 사이의 균형이라는 사회적 과제를 함께 안고 있다. 실종 위험이 줄어들수록 보호자의 불안이 완화되고, 이는 곧 발달장애인의 외출과 사회 참여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복되는 실종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기술 도입과 함께 지속적인 정책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