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바꾸는 장애인 복지 현장… 인천, 스마트 플랫폼 도입 효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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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재활·화상 상담 등 디지털 서비스 본격화… 시범사업 성과 따라 전국 확산 가능성도

<사진=인천광역시청 전경>

인공지능과 가상현실 등 디지털 기술이 장애인 복지 현장의 서비스 방식 자체를 바꾸는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단순한 장비 도입을 넘어 이용자 경험 중심의 서비스 재설계에 나서면서, 장애인 복지의 전달 체계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인천광역시가 추진하는 스마트 기반 장애인 복지시설 구축 사업이 향후 정책 방향을 가늠할 시험대로 주목받고 있다.

인천광역시는 최근 장애인복지시설 12개소를 대상으로 ‘인천형 장애인복지시설 스마트플랫폼 구축’ 사업에 착수했다. 이번 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스마트빌리지 보급·확산 사업 공모에 선정되며 추진 기반을 확보했다. 총 사업비는 국비 10억 원과 시비 2억5천만 원을 합한 12억5천만 원 규모다. 지방자치단체가 장애인복지시설 전반에 디지털 기술을 체계적으로 적용하는 시도는 전국적으로도 드문 사례로 평가된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단순한 장비 도입이 아니라 서비스 구조 자체를 디지털 기반으로 재설계하는 데 있다. 기존 복지시설이 물리적 공간 중심 서비스에 머물렀다면, 이번 플랫폼은 시간과 이동의 제약을 줄이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특히 이동이 어려운 장애인의 서비스 접근성을 개선하는 것이 주요 목표로 설정됐다.

플랫폼은 네 가지 분야로 구성된다. 우선 양방향 화상 소통 시스템을 통해 전문 상담과 교육 서비스를 원격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의료·심리 상담뿐 아니라 직업훈련 관련 교육도 비대면으로 참여할 수 있어, 시설 이용자의 선택권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스마트 테이블과 장애인용 키오스크 등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일상케어 기능이 도입된다. 이는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인지 능력 향상과 디지털 활용 역량을 높이는 데 초점을 둔다. 디지털 환경에 대한 접근성이 곧 사회 참여의 기회로 이어지는 현실을 고려할 때, 이러한 기능은 향후 자립 기반 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활 분야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스마트 재활기기를 활용한 운동 프로그램은 개인별 신체 상태에 맞춰 반복 훈련이 가능하도록 설계된다. 가상현실 기반 재활 프로그램은 이용자의 몰입도를 높여 재활 지속성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기존 재활 서비스가 반복성과 지루함으로 인해 중도 포기율이 높았던 점을 고려하면, 참여 동기를 높일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된다.

가상현실 기반 직업체험 프로그램 역시 주목되는 부분이다. 물리적 환경 구축이 어려운 다양한 직무 환경을 가상 공간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돼, 직업 탐색 과정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장애 유형이나 이동 제약으로 인해 직업 체험 기회가 제한됐던 기존 구조를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업이 갖는 또 다른 특징은 이용자 의견을 반영한 참여형 설계 방식이다. 시설별 장애 유형과 이용자 선호도를 사전에 조사해 장비와 콘텐츠를 구성하는 방식이 적용됐다. 정책 공급자 중심이 아닌 이용자 중심 설계가 실제 현장 체감도를 높일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시도가 장애인 복지 전달 체계의 효율성 개선과 직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원격 상담과 교육이 활성화될 경우 이동 비용과 시간 부담이 줄어들고, 시설 인력의 서비스 제공 방식 역시 보다 유연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 간 서비스 격차 해소에도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인천시는 올해 12개 시설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을 진행한 뒤 성과 분석을 거쳐 단계적 확대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시범사업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타날 경우, 향후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유사한 모델 도입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디지털 기술이 장애인 복지의 접근성과 질을 동시에 높일 수 있을지, 이번 시범사업의 성과가 정책적 방향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