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삶 패널조사 1~6차 취업상태 동태 분석, 취업 후에도 이어지는 불안정한 노동

장애는 개인의 신체적 변화로 시작되지만 그 이후의 삶은 건강, 일자리, 소득, 사회관계 등 여러 영역에서 복합적인 변화를 겪게 된다. 그러나 지금까지 장애인의 삶을 장기적인 데이터로 추적하며 구조적으로 분석한 보도는 많지 않았다. 본지는 장애인 삶 패널조사 연구 자료와 현장 취재를 바탕으로 장애 발생 이후 개인의 삶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리고 제도와 현실 사이에 어떤 간극이 존재하는지를 살펴보는 연중기획 ‘장애인으로 살아가기’를 시작한다. 이 연재에서는 장애인의 건강, 고용, 소득, 사회참여 등 다양한 삶의 지표를 분석하고 정책적 과제를 짚어볼 예정이다.[편집자주]
취업은 끝이 아니었다. 장애인에게 더 큰 벽은 일자리를 얻는 것보다, 그 자리를 지키는 일이었다. 장애인삶 패널조사 1~6차 취업상태 동태 분석에 따르면, 취업한 뒤에도 상당수는 다음 조사 시점까지 고용을 유지하지 못했고, 한 번 일자리를 잃으면 다시 취업하는 길도 쉽게 열리지 않았다.
장애 유형과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었지만, 취업자 고용 유지율은 대체로 70~85% 수준에 머물렀다. 지체장애인의 취업 유지율은 1차 83.52%에서 6차 85.04%로 비교적 높은 수준을 보였고, 시각장애인은 77.25%에서 83.02%, 청각·언어장애인은 75.29%에서 80.50%로 나타났다. 정신장애인은 1차 50.0%에서 6차 80.65%로 크게 개선됐지만, 출발점 자체가 매우 낮아 고용 안정성이 여전히 취약했다.
취업에서 미취업으로 이동하는 비율은 장애인의 고용이 얼마나 불안정한지를 보여주는 직접적인 지표다. 지체장애인은 취업 후 다음 조사 시점에 약 14~16%가 미취업 상태로 전환됐고, 시각장애인은 약 16~25%, 청각·언어장애인은 약 18~24%가 직장을 잃는 경험을 했다. 정신장애인의 경우 초기에는 절반 가까이가 취업 상태를 유지하지 못했으며, 최근에도 취업에서 미취업으로 전환되는 비율이 19.35% 수준으로 확인됐다.
더 큰 문제는 이탈 이후 복귀가 어렵다는 점이다. 미취업 상태에서 다시 취업으로 이동하는 비율은 전반적으로 매우 낮았다. 뇌병변장애와 정신장애는 약 3~5% 수준에 머물렀고, 지체장애도 6.43~13.28% 수준이었다. 즉 한 번 노동시장에서 밀려나면, 다시 일자리를 얻는 가능성은 대체로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장애 정도에 따른 격차도 뚜렷했다. 중증 장애인의 취업 유지율은 71.08%에서 78.05%로 나타났고, 경증 장애인은 80.78%에서 82.60%로 더 높은 수준을 보였다. 재취업 가능성에서도 차이는 컸다. 중증 장애인의 미취업→취업 전환 확률은 약 5% 수준이었던 반면, 경증 장애인은 9~12% 수준으로 나타나, 중증 장애인이 고용 유지와 재취업 모두에서 더 취약한 구조가 드러났다.
안정적인 일자리로 평가되는 상용직도 예외는 아니었다. 상용직에서 상용직으로 유지되는 비율은 1차→2차 77.35%, 5차→6차 80.24%였고, 상용직에서 임시·일용직으로 이동하는 비율은 1차→2차 17.96%, 5차→6차 17.40%였다. 상용직 근로자 5명 중 1명가량이 다음 조사 시점에는 더 불안정한 일자리로 내려앉는 구조가 확인된 것이다.
성별 격차도 적지 않았다. 남성 장애인의 취업 유지율은 80.35%에서 82.45%였지만, 여성 장애인은 72.83%에서 78.40%로 더 낮았다. 미취업에서 취업으로 다시 이동하는 비율 역시 여성은 7.3%에서 6.63%로 남성보다 낮아, 여성 장애인이 고용 유지와 재취업 모두에서 더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이번 분석이 말하는 것은 분명하다. 장애인 고용의 핵심 과제는 단순한 채용 확대가 아니라, 채용 이후 고용을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일이다. 취업에 성공해도 15~25%는 다음 시점에 직장을 잃고, 한 번 이탈하면 다시 들어오기도 어렵다. 장애인의 일자리는 들어가는 문보다, 버티는 문이 훨씬 더 좁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