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교육 중심 출발에서 생애설계·AI 기술까지 확장
지속 성장 위한 공공 연계 강화 필요

자폐성 장애와 발달지연 관련 정보를 한자리에서 제공하는 ‘제4회 오티즘엑스포(Autism Expo 2026)’가 오는 7월 10일부터 11일까지 서울 양재동 aT센터 제2전시장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이 행사는 발달장애 당사자와 가족의 생애 전반을 지원하는 통합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티즘엑스포는 발달장애 분야에서 필요한 치료, 교육, 복지, 고용, 기술 정보를 한자리에서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발달장애 관련 정보가 기관별로 분산돼 있어 보호자와 당사자가 개별적으로 찾아야 하는 어려움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가운데, 다양한 기관과 기업이 동시에 참여하는 구조는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해 왔다. 특히 생애주기별 맞춤형 서비스와 최신 지원 기술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은 기존 단일 분야 중심 행사와 차별화되는 요소로 평가된다.
오티즘엑스포의 출발은 비교적 소규모 정보 제공 행사에 가까웠다. 최초 개최 당시에는 발달장애 치료기관과 교육기관 중심의 참여가 이뤄졌으며, 주요 대상 역시 보호자와 관련 종사자에 집중돼 있었다. 강연과 상담 중심의 프로그램이 주를 이루며 행사 성격 또한 설명회와 박람회 사이의 형태에 가까웠다. 이는 당시 발달장애 관련 정보가 제한적이었던 상황에서, 최소한의 정보 공유 창구를 마련하려는 목적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이후 회차를 거듭하며 행사의 성격은 점차 확장됐다. 두 번째 행사부터는 체험형 프로그램과 문화 요소가 도입되며 가족 단위 참여가 증가했다. 발달장애 예술인의 공연과 작품 전시가 포함되면서, 발달장애를 단순히 치료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삶의 다양한 영역을 조명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됐다. 이러한 변화는 장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려는 목적과 맞물리며 행사 성격을 ‘정보 제공형’에서 ‘참여형 축제’로 전환시키는 계기가 됐다.
세 번째 행사에 이르러서는 규모 확대와 함께 산업적 성격이 강화되는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참여 기관 수와 관람객 규모가 크게 증가했고, 의료·교육기관뿐 아니라 보조공학 기업과 기술 기반 서비스 기업의 참여가 확대됐다. 특히 인공지능을 활용한 의사소통 보조기기와 감각 지원 기술 등 새로운 기술이 전시되면서, 발달장애 지원 분야가 단순 복지 영역을 넘어 산업과 기술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올해 개최되는 제4회 행사는 이러한 흐름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준비되고 있다. 복지, 의료, 교육, 치료 분야를 포함해 약 120여 개 기관과 기업이 참여할 예정이며, ‘오티즘 스쿨’, ‘오티즘 아트 페스티벌’, ‘오티즘 톡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함께 운영된다. 특히 감각친화 공간과 심신 안정 공간을 별도로 마련하는 등 발달장애 특성을 고려한 환경 설계가 반영된 점은 행사 운영 방식에서도 진전이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발전 과정은 발달장애 지원 정책과 서비스 환경 변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과거에는 치료와 교육 중심의 지원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성인기 이후 자립과 사회 참여까지 포함하는 생애주기형 지원이 강조되고 있다. 오티즘엑스포는 이러한 정책적 흐름을 반영해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직업, 문화, 기술을 포함한 종합적 생애 설계 정보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향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도 제기된다. 우선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의 참여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는 민간기관과 일부 공공기관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지역 기반 서비스와 연계된 실질적 상담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지자체 단위 참여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 이는 행사 이후 실제 서비스 연결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기술 중심 전시가 증가하는 만큼, 실제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기술의 검증과 정보 제공 체계 구축도 요구된다. 보조공학 기기와 디지털 서비스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현장 적용성과 비용 부담 등에 대한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는다면 실질적 활용으로 이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단순 전시를 넘어 사용자 경험 공유와 성과 검증 사례를 체계적으로 제시하는 프로그램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장기적으로는 오티즘엑스포가 단일 행사에 머무르지 않고 정책과 산업, 교육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제시된다. 발달장애 분야는 의료와 교육, 고용, 복지가 긴밀히 연결된 특성을 갖고 있는 만큼, 다양한 주체가 지속적으로 교류하는 구조가 마련될 경우 관련 서비스의 질적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발달장애 관련 정보와 기술이 빠르게 확대되는 상황에서, 오티즘엑스포의 성장 과정은 국내 발달장애 지원 환경이 변화하는 흐름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향후 이 행사가 단순한 박람회를 넘어 실질적인 정책과 서비스 변화를 이끌어내는 연결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