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 24일 오후 1시, 천호역 3번 출구 앞에서는 ‘장애여성 권리 선언대회’와 ‘420 강동장애인차별철폐 투쟁 선포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는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강동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단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이 함께 주최했으며, 많은 시민들이 현장을 찾아 장애인과 소수자의 권리를 지지하는 목소리를 모았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48개 단체회원과 590명의 개인회원으로 구성된 단체로, 장애인의 권리 확보와 차별 철폐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장애인을 향한 동정과 시혜를 단호히 거부한다”며, 사회가 강요해온 ‘정상성’의 기준을 깨는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선언대회에서는 장애여성의 현실과 권리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특히 성명문에서는 장애여성 최옥란 열사의 투쟁을 언급하며, “장애여성이자 노점상이었던 최 열사는 생계제도의 모순을 고발하며 싸웠다. 그의 외침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성명문은 또한 구조적인 성차별을 부정하고 소수자의 삶을 배제해온 정치에 대한 강한 비판도 담고 있다. “장애여성의 삶은 단일한 정체성으로 환원될 수 없다. 장애, 여성, 성정체성, 나이 등 다양한 정체성이 교차하며 존재한다”고 지적하며, 젠더 관점이 배제된 정책과 정치권력의 무책임을 꼬집었다.
특히 강동구의 인권 현황에 대해서는 “전국 자치구 중 인권조례가 없는 단 두 곳 중 하나가 강동구”라며, 인권보장의 최소한의 기반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장애여성의 성과 재생산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제도를 강동구가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은 “차별금지법 제정”과 “탈시설 지원 확대”, “장애여성의 자기결정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구호와 피켓을 통해 연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주최 측은 “우리는 같지 않기에 연결되고, 차이를 통해 비슷한 점을 찾아 연대했다”며, “장애인, 성소수자, 청소년, 이주민, 노동자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새로운 민주주의를 향해 나아가자”고 밝혔다.
이날 선언대회는 ‘광장의 힘을 일상으로’라는 구호처럼, 투쟁의 경험을 시민 일상의 변화로 확장해가겠다는 의지를 담아 마무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