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고용 확대 외치면서 지원은 삭감?…영국 정부 정책에 권리단체 반발

image_print

英 장애인 권리 옹호 단체, “직장 접근성 지원 축소 등으로 고용 목표와 충돌…교육지원 제한도 갈등 키울 것”

<사진=Unsplash>

영국 장애인 권리 옹호 단체 디서빌리티 라이츠 UK(Disability Rights UK·DRUK)가 정부의 장애 정책이 장애인 고용 확대라는 공언과 달리 실제로는 지원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단체는 특히 정부가 더 많은 장애인의 노동시장 참여를 핵심 과제로 내세우면서도 장애인 직원을 위한 직장 내 접근성 지원을 줄이는 등 정책 간 모순이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DRUK는 8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정부가 장애인의 장기적 미래에 투자하기보다 예산을 삭감하고 추가 지원을 철회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며 이 같은 접근이 결국 사회적 비용을 키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글은 DRUK 정책 책임자인 파질렛 하디(Fazilet Hadi)의 명의로 게시됐다.

단체의 문제 제기는 ‘고용’에 방점이 찍혔다. DRUK는 정부가 “경제 성장을 우선해야 빈곤과 불평등, 열악한 공공 서비스 문제에 관심을 돌릴 수 있다”는 취지로 정책 기조를 설명하는 것과 관련해, 이런 ‘성장 우선’ 처방이 실제로 효과가 있다는 근거가 무엇인지 되물었다. 그 연장선에서 “더 많은 장애인을 취업시키는 것이 가장 큰 야망 중 하나라면, 왜 장애인 직원의 취업 지원을 중단(축소)하느냐”는 식으로 정부 논리의 앞뒤가 맞지 않는 대목을 짚었다.

DRUK는 2025년 한 해 동안 정부가 2026년 4월 이후 신규 장애인을 위한 보편적 신용(Universal Credit)을 삭감하고, 장애인 직원의 직장 접근성 지원을 대폭 줄였으며, 사회 복지 투자 확대에는 소극적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접근성 기준을 개선한 신축 주택 비율을 ‘최소 40%’로 제안한 점도 거론하며, 고용 확대의 전제 조건인 이동·주거 여건 개선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단체가 제시한 프레임은 “일하려는 사람을 늘리려면, 일할 수 있게 만드는 조건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DRUK는 젊은 층을 포함해 더 많은 사람들이 일하기를 원한다면 사회복지와 건강 관리에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장애인 고용 문제를 개인의 의지나 노동시장 ‘공급’의 문제로만 볼 게 아니라, 건강·복지·이동·근무환경 등 사회적 장벽을 제거하는 쪽으로 정책 초점을 이동해야 한다는 취지다.

교육 정책을 둘러싼 긴장도 고용과 맞물린 쟁점으로 제기됐다. DRUK는 2026년 정부와 장애인 사이에 또 다른 충돌이 예상된다며, 교육 백서 제안이 장애 학생에 대한 추가 지원 권리를 제한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다고 언급했다. 단체는 장애 아동·청소년 시기의 교육 지원 축소가 장기적으로 고용 역량과 사회 참여를 약화시켜 결과적으로 더 큰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봤다.

DRUK는 해결책으로 ‘삭감’이 아니라 시스템 개편을 제안했다. 학교의 리더십과 문화, 교육을 장애 학생에게 포괄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근본적 재개발이 필요하며, 모든 장애 학생에게 제공되는 추가 지원에 대해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장애 정책을 ‘별도의 박스’로 떼어내 예산 범위 안에서만 다룰 것이 아니라 교육·고용·교통·환경·사회복지·건강·주거 등 전 정책 분야에서 장애인과 협력해 포용적 사회를 설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DRUK는 “교육은 장애 아동을 포함한 모든 아동에게 보편적 권리”라며, 자금과 권리를 줄이는 접근은 “미래 삶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결국 사회에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