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대법원 “장애인고용부담금 손금 인정”…판결 6개월 뒤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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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기업은 법인세 환급 가능하지만 2025년부터 법 달라져
‘1조원 환급’에 가려진 현재의 부담금

<사진=AI Gemini 생성 이미지>

지난 3월 12일 대법원이 장애인고용부담금을 법인세 계산에서 비용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판단하면서 기업들이 과거 납부한 법인세를 돌려받을 수 있다는 소식이 주목받았다. 그러나 판결 이후 관련 법과 과세당국의 움직임을 다시 살펴보면, 당초 알려진 것과 다른 측면이 확인된다.

대법원은 이날 장애인고용부담금과 관련한 2024두30809와 2025두35058 사건에서 기업 측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적용된 법인세법은 법령상 의무를 지키지 않아 부과된 공과금 가운데 ‘제재로서’ 부과된 경우에만 비용으로 인정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대법원은 장애인고용부담금이 장애인 고용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업주에게 부과되는 것은 맞지만, 처벌을 목적으로 하는 제재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장애인 고용을 촉진하고 사업주 사이의 부담을 조정하기 위한 제도라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 따라 과거 장애인고용부담금을 비용으로 처리하지 않아 법인세를 더 냈던 기업들은 경정청구를 통해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다만 이는 대법원이 판단한 과거 사업연도에 적용되는 구법에 따른 결과다.

여기서 판결 이후의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회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인 2024년 12월 31일 법인세법을 개정했고, 개정된 법은 2025년 1월 1일부터 시행됐다.

개정 법인세법은 손금불산입 대상 공과금을 규정하면서 기존의 ‘제재로서’라는 표현을 삭제했다. 대신 법령상 의무의 불이행이나 금지·제한 위반을 ‘이유로’ 부과되는 공과금이라고 규정했다.

대법원 판결은 바로 이 ‘제재로서’라는 문구를 근거로 장애인고용부담금을 비용으로 인정했다. 따라서 2025년 이후에는 같은 판결을 근거로 부담금을 손금에 산입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 개정된 법에서는 장애인고용부담금이 손금불산입 대상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과세당국도 장애인고용부담금을 손금불산입 대상으로 보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국세청의 법인세 신고 안내와 관련 조세심판 사례에서도 장애인고용부담금을 손금에 산입하지 않는 방향의 처리가 확인된다.

결국 대법원 판결의 효과는 과거와 현재가 다르다. 2025년 이전 구법이 적용되는 사업연도에는 기업들이 손금불산입으로 더 낸 법인세를 돌려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반면 2025년 이후에는 개정된 법에 따라 장애인고용부담금을 비용으로 인정받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판결 직후에는 기업들이 돌려받을 수 있는 세금 규모에 관심이 집중됐다. 일부 보도에서는 수천 개 기업이 상당한 규모의 법인세를 환급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환급은 자동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각 기업이 경정청구를 해야 하며, 실제 환급액도 기업별 세무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장애인 고용정책 측면에서 보면 더 중요한 것은 앞으로다. 장애인고용부담금의 손금불산입은 기업이 부담금을 낼 경우 세금상 비용처리를 받지 못하게 하는 방식으로 실질 부담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이는 장애인을 직접 고용하는 것과 부담금을 납부하는 것 사이의 경제적 차이를 키우기 위한 정책 수단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번 대법원 판결을 ‘기업의 장애인고용부담금 부담이 줄어든 사건’으로만 해석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과거 기업에는 법인세 환급의 길이라는 효과가 발생하지만, 2025년부터는 이미 법이 바뀌어 부담금의 손금불산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달라졌다.

대법원 판결 이후 6개월이 지난 현재 다시 확인해야 할 것은 과거 기업들이 얼마를 돌려받을 수 있느냐에만 있지 않다. 오히려 개정 법인세법이 실제 기업의 장애인 고용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부담금 제도가 장애인 직접고용을 늘리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