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AI 복지·돌봄 혁신-장애인에 대한 논의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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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일자리의 새로운 패러다임(3)
장애인에 대한 AI 복지, 돌봄 방안 필요

<사진=Chat gpt생성>

정부는 예산 투입도 확대할 계획이다. 2026년도 정부 예산안에는 AI 기반 복지 상담과 위기 감지 시스템, 돌봄 현장 적용 시범사업 등에 59억 원이 신규 편성됐다. 이와 함께 AI 응용 제품의 상용화를 지원하기 위한 300억 원 규모의 예산도 포함됐다. 보건복지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AI 복지·돌봄 혁신 로드맵’을 마련해 정책 추진 방향을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AI 기술이 복지 분야에 적용되면 장애인의 안전과 자립 생활을 지원하는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독거 장애인의 생활 패턴을 분석해 위기 상황을 조기에 감지하거나, 인공지능이 탑재된 생활 보조기기를 통해 이동과 일상 활동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돌봄 인력 부족 문제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기술은 돌봄 공백을 보완하는 대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AI 기반 돌봄 서비스 도입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독거 노인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AI 스피커를 활용한 안부 확인 서비스와 응급 상황 감지 시스템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는 일정 시간 동안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거나 이상 패턴이 발견될 경우 보호자나 복지 담당자에게 알림을 보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다만 기술 도입이 곧바로 복지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표한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전체 국민 평균의 약 80%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보기기 접근성과 활용 능력에서 여전히 격차가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격차가 AI 기반 복지 서비스의 효과를 제한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사회복지학계에서는 기술 중심 정책이 확대될수록 디지털 접근성 확보와 교육 지원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장애인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지 않으면 첨단 기술이 또 다른 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돌봄의 본질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복지 서비스가 인공지능 중심으로 운영될 경우 효율성과 관리 편의성은 높아질 수 있지만, 사람 사이의 정서적 교류와 사회적 관계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돌봄 서비스는 단순한 관리 시스템이 아니라 인간적인 관계와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영역이라는 점에서 기술과 인간의 역할을 균형 있게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개인정보 보호 문제 역시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AI 기반 복지 서비스는 건강 상태, 생활 패턴, 이동 정보 등 민감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이러한 데이터가 충분한 보호 장치 없이 활용될 경우 개인정보 유출이나 오남용 가능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책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관리 역시 중요한 과제로 지적된다. 정부가 추진하는 AI 복지 시범사업이 단순한 기술 실험에 그칠 경우 실제 현장에서 체감되는 변화는 제한적일 수 있다. 복지 정책은 기술 도입 자체보다 장애인 당사자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AI 기술의 발전은 돌봄 서비스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그러나 기술이 복지의 목적을 대신할 수는 없다. 전문가들은 정책 설계 단계부터 장애인 당사자의 경험과 의견을 반영하고, 접근성·인권·데이터 보호를 함께 고려하는 통합적 정책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인공지능이 복지 영역에서 진정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기술이 사람을 대체하는 방향이 아니라 인간의 돌봄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활용되어야 한다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AI 복지 정책이 선언적 구호에 그치지 않고 장애인들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