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장애인권리협약으로 살펴본 우리나라 장애인들의 인권 현주소(3)
여전히 남아있는 장애인 권리 실현의 과제

우리나라는 2008년 UN 장애인권리협약이 발효된 뒤 2022년 선택의정서가 비준될 때까지 14년동안 관련된 제도적, 정치적 논의와 사회적 인식의 차이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선택의정서는 협약 당사국 내에서 권리 침해를 당한 장애인이 국내 구제절차를 모두 거치고 난 후에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있을경우 UN인권위원회에 직접 진정을 제기할 수 있는 제도이다. 그만큼 협약 인준국가의 장애인 인권 수호 의지를 전 세계에 천명하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UN장애인권리위원회는 그동안 우리나라에 여러가지 권고를 내놓았는데 그 핵심사안은 △장애인의 자립생활과 지역사회 통합 부족 △특수학교 중심 교육 체제와 통합교육의 미흡 △장애인 고용률 저조와 노동시장 차별 △정신장애인에 대한 강제 입원과 치료 관행 △여성·아동 장애인의 이중 차별 △접근권(교통·정보·시설)의 미비 등이었다. 특히 ‘시설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은 반복적으로 강조됐다.
2022년 9월 제2·3차 병합 심의에서 위원회는 한국 정부가 일부 제도적 진전을 이뤘음을 평가하면서도, 여전히 구조적 차별이 남아 있음을 지적했다. 위원회는 장애인 탈시설을 위한 구체적 계획 수립, 노동시장 내 실질적 기회 보장, 발달장애인을 포함한 지원 주거 확대, 정보 접근성 강화 등을 권고했다.
정부는 2022년 이후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 논의를 본격화했고, 2025년부터 단계적 탈시설 로드맵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발달장애인 돌봄 국가책임제 논의, 공공기관 의무고용률 점검 강화, 장애인 접근권 개선 사업 확대 등 구체적 정책들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오랜시간 성장중심의 정책을 우선시 하던 사회적 분위기등을 이유로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기엔 시간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있다.
탈시설 정책은 예산과 지역사회 기반 부족으로 속도가 더디고, 장애인 고용률은 여전히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한다. 통합교육 또한 법적 근거는 마련되었으나 현장 교사 지원과 인식 개선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은 피지와 라오스의 장애 관련 공무원과 민간 전문가 11명을 대상으로 ‘2025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이하UNCRPD) 역량강화 연수’를 21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일원에서 개최한다.
그동안 우리나라 장애계에서 고민하고 연구했던 여러가지 정책과 실천 방안들을 아시아, 태평양 지역 장애 전문가들과 공유하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경제적 문화적으로 선도적인 위치에 있는 대한민국의 위상을 볼 때 장애인들의 인권 신장을 위한 실질적인 결과물 또한 이제는 주목 받아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