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장애인 19명 수년간 성학대 의혹 “행정 방치가 키운 구조적 참사”

인천 강화군의 한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시설장이 입소 장애인들을 수년에 걸쳐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장애인단체들이 시설 즉각 폐쇄와 행정처분을 요구하고 나섰다.
인천 중증장애인거주시설 색동원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19일 성명을 내고 강화군 색동원에서 벌어진 인권 침해 실태를 규탄하며 인천시와 강화군의 결단을 촉구했다.
중앙일보 보도와 대책위에 따르면 강화군 길상면에 위치한 색동원 시설장 A씨는 입소 여성 장애인 19명을 상대로 수년간 성폭행과 강제추행 등 성적 학대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들은 30대에서 60대 사이의 중증 발달장애인으로, 이 가운데 13명은 연고자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연구팀의 심층조사 보고서에는 A씨가 흉기를 동원해 피해자들을 협박하고 방과 소파 등 시설 곳곳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증언이 담겼다. 피해자들은 의사 표현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비언어적 표현으로 당시 상황을 재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책위는 이번 사건을 시설이라는 폐쇄적 구조 속에서 저항하기 어려운 장애인을 상대로 한 권력형 범죄이자 관리 감독이 작동하지 않은 제도적 학대의 결과라고 비판했다. 시설 직원들이 장기간 범죄를 묵인하고 방조했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행정 당국의 대응을 두고도 비판이 이어졌다. 대책위는 강화군이 심층조사 보고서를 통해 사태를 파악하고도 즉각적인 행정처분을 미루고, 인천시와 보건복지부에 보고를 누락하는 등 사건 은폐에 가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처분을 늦추는 데 대해 대책위는 사법 판단과 행정 책임은 별개라고 강조했다. 이미 인권 침해 실태가 구체적으로 확인된 만큼 시설 즉각 폐쇄와 법인 설립 허가 취소가 최소한의 책임 있는 조치라는 설명이다.
대책위는 인천시와 강화군에 색동원 시설 폐쇄, 사회복지법인 설립 허가 취소, 남성 거주인 추가 심층조사, 거주인 전원에 대한 자립 지원과 피해 회복 조치 시행 등 네 가지를 요구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행정이 방치한 구조적 인권 참사”라며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피해자들의 일상 회복이 이뤄질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