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푸스 투병’ 영국 약사, 슈퍼마켓 체인 상대로 장애 차별 소송 승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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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내 만성 질환 노동자 근무 환경과 합리적 배려 제공 의무 환기

<사진=Pixabay>

영국의 한 약사가 전신성 루푸스로 인해 근무에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을 인정받아 대형 슈퍼마켓 체인을 상대로 한 장애 차별 소송에서 승소했다.

영국 의료 전문 매체 파머시 매거진(Pharmacy Magazine)은 최근 카디프 고용재판소가 모리슨스 소속 약사인 재키 화이트하우스의 장애를 인정하고, 그녀가 평등법 제6조에 따른 법적 장애인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재판부는 화이트하우스가 루푸스로 인해 일상적으로 직무 수행에 중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특히 손과 발의 관절 통증으로 걷는 행위 자체가 고통스러울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녀는 웨일스 뉴타운 포이스 지점에서 약사이자 약국 관리자로 근무해 왔다.

화이트하우스는 재판 과정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근무하면서 점심이나 화장실 휴식을 거의 취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고객용 장애인 화장실을 사용하지 말라는 지침 때문에 불안감을 느껴 하루 종일 음식 섭취와 화장실 이용을 피한 날도 있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그녀가 “도움 없이는 화장실에서 나오지 못할 상황을 두려워했다”는 진술을 신빙성 있게 받아들였다.

의료 기록에 따르면 화이트하우스는 2023년 8월 1일자 전문의 소견서에서 루푸스, 항핵항체 양성, 반복성 두드러기와 혈관부종, 갑상선 기능 저하증, 백반증, 악성 빈혈 등의 진단을 받았다. 이후 2024년 7월 10일자 추가 소견서에는 비타민 B12 주사, 진통제, 항우울제, 갑상선 호르몬제 등의 복용 사실과 함께 면역억제제 치료를 검토 중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2024년 8월 28일자 GP(일반의) 서신에서도 “기존 피부 질환과 관절 통증을 동반한 전신성 루푸스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손과 발의 관절 통증으로 보행이 고통스러울 수 있다”고 밝혔다.

화이트하우스는 질병으로 인해 남편의 도움 없이는 아침에 일어나기 어렵고, 집 계단을 오르는 것조차 큰 통증을 동반한다고 설명했다. 화장실에는 안전 손잡이가 설치돼 있으며, 신발도 통증을 줄이기 위해 개조했다고 말했다.

그녀의 남편과 직장 동료들의 진술서도 재판부에 제출됐다. 화이트하우스는 2021년 8월 모리슨스 입사 당시부터 자신의 건강 상태를 회사에 여러 차례 알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모리슨스 측 변호인은 그녀의 질환이 “일상 활동에 장기적으로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며 진술의 신뢰성을 문제 삼고 과장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판사는 “화이트하우스는 하루 종일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이는 평등법이 규정한 장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그녀는 자신의 일을 좋아하지만, 앉아서 쉬지 못한 채 근무하고 퇴근 후에는 심각한 어려움을 겪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