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고용에 나선 대기업들… 이제는 ‘확산 가능한 모델’ 고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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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모아빛’ 출범 주목
기업 사례 넘어 중소기업 참여 이끌 정책 지원 필요

<사진=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가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모아빛’을 출범시키며 장애인 고용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최근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장애인 고용을 단순 의무 이행이 아닌 ESG 경영과 지속가능 성장 전략의 일부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흐름으로 평가된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6일 경기도 의왕연구소에서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모아빛’ 개소식을 열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현대모비스는 지분 100%를 직접 출자해 사업장을 설립했으며, 스팀세차·번역·음악단 운영 등 자동차 산업과 연계된 직무를 중심으로 장애인 고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까지 100명 이상의 장애인 근로자를 직접 채용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특히 이번 사례는 단순히 장애인 고용률을 맞추기 위한 형식적 접근에서 벗어나, 장애인 근로자의 직무 전문성과 근무 환경 개선까지 함께 고민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전용 셔틀버스 운영, 재택근무 도입, 정신건강 케어 프로그램 지원 등은 장애인을 ‘배려의 대상’이 아닌 함께 일하는 구성원으로 바라보려는 기업 문화의 변화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근 삼성·SK·LG·포스코·현대차그룹 등 주요 대기업들도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 사무보조나 환경미화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IT 행정지원·디지털 업무·문화예술·번역·서비스 운영 등 직무 영역 역시 다양해지는 추세다.

이 같은 변화는 장애인 고용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는 장애인 채용 자체보다 “어떤 업무를 맡길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더 크다는 이야기가 많다. 대기업들이 새로운 직무를 개발하고 운영 모델을 구축하는 과정 자체가 향후 장애인 고용 시장 확대에 중요한 참고 사례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모델이 현실적으로 대기업 중심 구조라는 한계 역시 존재한다. 별도 법인 설립과 운영 인력 확보, 공간 구축, 직무 개발, 복지 지원 체계 마련까지 감안하면 상당한 초기 투자와 유지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력과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모델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실제로 많은 중소기업들은 장애인 고용 의지가 없어서라기보다 적합한 직무 발굴과 근무 지원 체계 마련에 어려움을 겪으며 결국 고용부담금을 납부하는 방식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장애인 고용을 하고 싶어도 방법을 모르거나, 한 명의 채용조차 조직 운영에 부담이 되는 현실적 문제에 부딪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장애인 고용 확대를 위해서는 대기업의 성공 사례를 적극적으로 확산시키는 동시에, 중소기업도 참여할 수 있는 현실적 지원 체계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여러 기업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공동형 표준사업장 모델이나 업종별 직무 컨설팅, 현장 적응 지원 시스템 등이 대표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특히 최근에는 AI와 디지털 기반 업무 확산으로 재택근무와 원격 협업 환경이 확대되면서 장애인 고용 방식 역시 다양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물리적 이동과 현장 근무 중심의 기존 고용 개념에서 벗어난다면 중증장애인을 포함한 보다 폭넓은 고용 모델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장애인 고용은 이제 일부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 차원을 넘어 산업 전반이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가 되고 있다. 현대모비스를 비롯한 대기업들의 움직임은 분명 반가운 변화다. 하지만 이러한 사례가 일부 대기업의 ESG 전략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 전체의 고용 구조 변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업 규모와 여건에 따라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적 해법 마련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