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관리·소비지원·AI 루틴 앱 연계… 경제적 자기결정권 보장 목표

한국자폐인사랑협회와 여온앤컴퍼니가 발달장애인의 소비권 보장과 경제적 자립을 위한 디지털 플랫폼 개발에 함께 나선다.
양 기관은 지난 2일 업무협을 체결하고, 발달장애인의 경제적 자기결정권 실현을 위한 디지털 소비지원 플랫폼 모델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협약에 따라 양 기관은 발달장애인의 소비권 보장 및 권익 향상을 위한 디지털 플랫폼 모델 개발, 재산관리지원서비스 이용자와 지원인의 의견을 반영한 정보 공유, 발달장애인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는 맞춤형 소비지원 체계 구축, 양 기관의 전문성을 활용한 교류 및 협력 사업 등을 추진한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여온앤컴퍼니가 개발 중인 AI 기반 루틴 관리 앱 ‘(가칭) 보통의 하루’다. 부모의 얼굴과 목소리를 학습한 AI 아바타가 기상·세면·식사 등 하루 일과를 시간에 맞춰 안내하는 방식으로, ‘AI 페르소나’ 기술이 핵심이다.
발달장애인 동생을 둔 변호사 출신 유영규 여온앤컴퍼니 대표는 지난 4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발달장애인에게는 ‘무엇을 하느냐’보다 ‘누가 말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단순한 알람은 소음에 불과한 경우가 많고, 구체적이고 정서적인 지시가 있어야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 대표가 앱 개발에 나선 계기도 현장의 목소리 때문이다. 올 초 또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는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 중 78% 이상이 주 돌봄자이며, 평균 연령이 56세”라며 “이분들이 공통적으로 ‘우리 아이보다 하루 늦게 죽고 싶다’고 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유 대표의 구상은 일상 루틴 지원에 그치지 않고 발달장애인이 부모 사후 경제적 착취를 당하지 않도록 신탁 제도를 연동한 자산보호 통합 시스템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 전용 직불카드로 사용처와 한도를 설정하고, 이상 소비가 감지되면 차단하는 구조다. 루틴 데이터와 소비 데이터를 결합해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도 목표다.
다만 과제도 있다. 금융권의 협조가 필요한 구조지만, 발달장애인 자산 관리 시스템은 금융기관 입장에서 수익성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협력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발달장애인 권익 보호를 위한 금융 생태계의 참여가 필요한 대목이다.
2015년부터 발달장애인 재산관리지원서비스를 운영해 온 사랑협회는 현재까지 누적 621명에게 서비스를 제공했다. 2026년부터는 국민연금공단이 추진하는 발달장애인 재산관리지원서비스 본사업의 지원기관으로도 참여한다.
이번 협약을 통해 사랑협회는 재산관리지원서비스 이용자와 지원인의 현장 경험을 공유하고, 여온앤컴퍼니는 이를 바탕으로 실제 욕구를 반영한 플랫폼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김용직 사랑협회 회장은 “발달장애인의 자립은 단순한 지원을 넘어 자기결정권과 존엄한 삶을 보장하는 과정”이라며 “이번 협약이 당사자의 일상과 미래를 든든하게 뒷받침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영규 대표는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한 디지털 소비지원 플랫폼을 개발해 발달장애인이 보다 주체적으로 소비를 결정하고 자립생활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