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주기별, 상황별 다른 대처 필요
단순한 프로그램보다 통합형 접근이 효과적

장애인일자리신문은 장애인들의 삶에 있어 최고의 복지 혜택은 ‘일자리’라는 신념으로 시작됐다. 이 어려운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 ‘장애인의 삶’이 어떤 모습인지 살펴볼 필요를 느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에서는 2018년부터 장애인삶 패널조사를 통해 장애발생 이후의 변화를 장기간추적하여 실증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또한 2021년부터 연구자와 대학원생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이 데이터를 개방하여 180여편이 넘는 연구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지난 10월 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는 장애인의삶 패널조사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의 성과를 공유하는 학술대회가 열렸다. 장애인일자리신문은 이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논문들을 통해 장애인의 삶에 대한 학술적 의미의 모습들을 살펴보기로 한다.[편집자 주]
개인의 행복과 삶의 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삶의 만족도’를 들 수 있다. 하지만 장애인은 비장애인에 비해 생애주기가 진행됨에 따라 건강 상태의 변화가 급격히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다.
동천재활체육센터 장애인체육과 이성모 과장 팀은 연구논문 ‘생애주기별 장애인의 건강행동과 정신적 건강이 삶의 만족에 미치는 영향분석’을 통해 장애인 정책의 대안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2023년 장애인 삶 패널조사 6차 데이터에서 조사인원 4,796명중 영유아를 제외한 4,559명을 대상으로 생애 주기별 표본을 추출해서 수면시간, 식사습관, 신체활동량과 우울수준이 삶의 만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수면시간은 10대 장애인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삶의 만족에 의미있는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10대 아동, 청소년의 경우 삶의 전반적인 영역에서 부모의 영향력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수면과 같은 개별적 건강행동 보다 양육 환경과 보호자의 돌봄 수준이 삶의 만족에 더 직접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습관의 경우 40대, 50대, 60대 집단에서만 삶의 만족에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중,장년층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고, 식습관이 만성질환 예방과 직결되는 시기이기 때문으로 해석되었다.
건강행동 요인인 신체활동은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는데 특히 40~60대 중,장년층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20대, 30대 장애인의 경우, 아동기나 청소년기에 비해 제도적 지원이 줄고 복지관 등에서의 프로그램이 부족해서 다소 제한적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해석됐다.
삶의 만족도에 가장 영향을 주는 핵심 요인으로 우울 수준을 들 수 있는데 규칙적인 신체활동이나 건강한 식습관이 우울을 완화하여 삶의 만족을 향상시키지만, 반대로 우울 수준이 높은 경우 건강행동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발표한 이성모 과장은 “우울은 삶의 만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건강행동의 효과를 조절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며 “단순한 생활습관 개선 프로그램보다는 정신건강 지원이 결합된 통합형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