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 ‘장애인 문화예술 진흥사업’ 공모…지속 가능한 예술 생태계 구축 과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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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는 ‘예술가 중심 장기 지원’…국내는 단기 공모 위주 구조 한계 지적

장애인 작가들의 작품 전시회 모습<사진=장애인일자리신문>

평택시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예술로 소통하는 도시 조성을 목표로 민간 보조사업자 모집에 나섰다. 시는 2월 20일부터 3월 6일까지 ‘2026년 장애인 문화예술 진흥사업’에 참여할 단체를 공개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장애인 문화예술 교육과 장애 예술인·비장애인 간 협업을 통해 장애인의 문화예술 권리를 증진하는 데 목적을 둔다. 2026년 사업은 기존 3개 분야를 통합해 ▲장애인·비장애인 예술단체 협업 ▲장애인 대상 문화예술 향유 지원 등 2개 분야로 개편됐다. 총 사업비는 4천333만 원이며, 단체별 최대 1천만 원까지 지원된다.

시는 문화예술 교육과 발표 프로그램을 우선 지원해 지역 내 장애 예술인들에게 실질적 기회를 제공하고 사업 운영의 내실을 도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장애인의 문화예술 접근성과 참여 기회를 확대하려는 지방정부의 정책 흐름과 맞닿아 있다.

실제로 국내 다수 지자체는 공모 방식의 보조금 지원을 통해 장애 예술 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창작·공연·전시 프로그램 운영비를 지원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협업을 유도하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이 같은 정책은 지역 문화예술 현장에서 장애인의 참여 문턱을 낮추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해 왔다.

그러나 해외 사례와 비교하면 정책의 지향점과 구조에서 차이가 드러난다. 영국의 장애예술 국제 프로젝트인 Unlimited는 장애 예술가가 주체가 되어 작품을 제작하고, 이를 국내외 무대에서 선보일 수 있도록 장기적으로 지원한다. 단순한 참여 기회를 넘어 예술적 성취와 국제적 확산을 목표로 삼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 VSA 역시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예술 교육, 공연·전시 기회, 멘토링, 경력 개발 프로그램을 포괄적으로 운영하며 예술 활동이 직업적 경로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는 장애인을 문화 향유의 대상이 아닌 전문 예술인으로 육성하는 체계에 가깝다.

이들 사례는 장애인 문화예술 정책을 단기적 복지 사업이 아니라 문화 생태계 전략의 일부로 다룬다는 점에서 국내 지자체 사업과 구별된다. 국내는 대체로 연 단위 공모 중심의 지원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지속성 확보가 쉽지 않고, 예산 규모 또한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다. 장애 예술인의 창작 역량 축적과 시장 진출, 국제 교류까지 아우르는 중장기 전략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상당수 사업이 ‘참여 확대’에 초점을 맞추는 데 그치면서, 장애 예술인이 기획 단계부터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구조는 아직 충분히 정착되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문화적 권리 보장의 관점에서 정책을 설계하기보다, 사회참여 지원 차원에 머무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몇 가지 개선 방향을 제시한다. 우선 장애 예술인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다년간 지원 체계를 마련해 창작의 연속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단년도 사업을 반복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교육·창작·발표·유통으로 이어지는 단계별 지원 모델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지역 단위 사업이라 하더라도 국제 교류 프로그램과 연계해 장애 예술인의 활동 무대를 확장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이는 지역 문화의 다양성을 높이는 동시에 예술인의 역량 강화를 촉진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평택시의 이번 공모는 지역 차원에서 장애인 문화예술 활성화를 모색하는 의미 있는 시도다. 다만 단기 지원을 넘어 지속 가능한 예술 생태계 구축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정책의 방향성과 구조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고민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함께 제기되고 있다.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허무는 문화도시를 지향한다면, 그 토대 역시 장기적 안목 위에서 설계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