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75% 넘어선 장애인체육회…일부 지역 공백 속 대구, 변화의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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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전달체계 지역 편차 여전…북구 설립 추진, 확산 기대감

<사진=대구광역시장애인체육회 제공>

전국 기초자치단체의 75%가 장애인체육회를 운영하고 있지만, 대구는 아직 단 한 곳도 설립되지 않은 상태다. 장애인체육 행정 전달체계가 ‘마지막 단위’에서 멈춰 서 있는 대표적 사례로 지적돼 온 가운데, 최근 대구 북구에서 설립 추진이 본격화되며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대구장애인체육회는 지난 17일 북구장애인체육회 설립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절차에 착수했다. 추진위원회는 장애인시설 단체장과 선수 등 9명으로 구성됐으며, 향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책 공약 반영과 지역 여론 형성에 나설 계획이다. 이는 수성구·달서구·동구에 이어 네 번째 움직임으로, 그동안 공백 상태였던 기초 단위 장애인체육 행정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해 코칭능력개발지에 발표된 연구논문, ‘장애인체육 행정전달 체계 개선을 위한 시군구장애인체육회 설립지원방안 탐색’에 따르면, 전국 228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약 68.4%만이 시군구장애인체육회를 설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구는 기초 단위 체육회가 전무한 지역으로 분류되며 행정 전달체계의 공백이 가장 큰 지역 중 하나로 확인된다.

문제는 단순히 ‘설립률’에 그치지 않는다. 시군구장애인체육회는 장애인 생활체육 프로그램 운영, 선수 발굴, 지역 기반 스포츠 참여 확대를 담당하는 핵심 조직이다. 이 조직이 없다는 것은 곧 장애인체육 서비스가 지역 현장까지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연구는 현재 구조를 “광역 단위는 완성됐지만 기초 단위에서 단절된 상태”로 진단한다.

<출처=연구논문, ‘장애인체육 행정전달 체계 개선을 위한 시군구장애인체육회 설립지원방안 탐색’2025년>

그렇다면 왜 일부 지역에서는 설립이 지연되고 있을까. 연구 논문에따르면 그 원인이 단순한 재정 문제가 아닌 구조적 요인에서 찾을 수 있다 지적한다. 가장 큰 장애 요인은 ‘기초자치단체장과 공무원의 관심 부족’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재정 부담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 결과는 장애인체육 정책이 예산이 아니라 ‘정책 우선순위’에 따라 좌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부산·인천 등 재정 여건이 상대적으로 나은 지역에서도 설립률이 낮은 점은, 문제의 핵심이 재정이 아닌 행정 의지에 있음을 방증한다.

또 다른 요인으로는 장애 유형별 단체 간 갈등 구조가 지목된다. 장애인체육회는 다양한 장애 유형 단체를 하나로 묶는 조직인데, 지역에 따라 이해관계 충돌이 심할 경우 설립 자체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중앙 및 시도 단위 기관의 적극적 개입 부족, 제도적 강제력 부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지역 간 격차가 고착화됐다는 분석이다.

또한 “설립 여부에 따른 인센티브가 없었다”는 점을 중요한 구조적 문제로 제시한다. 현재는 시군구장애인체육회를 설립하지 않아도 별다른 불이익이 없기 때문에, 일부 지자체에서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 보조사업 평가에 설립 여부를 반영하는 등 정책적 유인 장치가 필요하다는 제안이 제시됐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대구 북구의 움직임은 단순한 지역 단위 사업을 넘어 구조적 전환의 신호로 읽힌다. 그동안 ‘0%’에 머물렀던 대구에서 첫 조직 설립이 현실화될 경우, 다른 구·군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책 공약으로 설립 필요성을 제기하는 전략은, 연구에서 지적된 ‘행정 의지 부족’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현장의 목소리도 절박하다. 북구 추진위원장은 “대구는 3대 도시임에도 구·군 장애인체육회가 없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설립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조직 신설 요구를 넘어, 장애인의 체육 참여권과 지역 격차 해소 문제로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시군구장애인체육회 설립이 단순한 행정 조직 확대가 아니라 ‘서비스 전달 구조의 완성’이라고 강조한다. 중앙과 광역 단위 정책이 실제 장애인 개인의 삶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결국 기초 단위 조직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이제 관건은 확산 여부다. 북구를 시작으로 수성구·달서구·동구 등에서 추진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지만, 실제 설립까지 이어지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정책 결정과 예산 반영이 뒤따라야 한다. 동시에 중앙정부 차원의 인센티브 구조 개편도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국적으로는 이미 70%를 넘은 제도가 특정 지역에서는 ‘0’에 머물러 있는 현실.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한 첫 시도가 대구에서 시작됐다. 늦었지만 방향은 분명하다. 지역에서 시작된 작은 변화가 장애인체육 행정의 구조적 공백을 메우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