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으로 음악을 하는 아이돌 그룹
빅오션이 음악의 한계를 뛰어넘다

세계적인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021년 ‘퍼미션 두 댄스’에서 수어 안무를 선보였다. 전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청각장애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였으나 잠시 뿐이었다.
그런데 멤버 모두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돌 그룹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국내 최초 청각장애인 아이돌 그룹 ‘빅오션(Big Ocean)’이 K-팝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2024년 장애인의 날에 데뷔한 이 그룹은 세 명의 멤버 모두가 청각장애 또는 난청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래와 춤, 수어를 결합한 독창적인 무대를 선보이며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빅오션은 파라스타 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멤버 이찬연, 박현진(PJ), 김지석으로 구성돼 있다. 지석은 선천적 청각장애로 보청기를 착용하고 있으며, 찬연은 어린 시절 열병으로 청력을 잃은 뒤 양쪽에 인공와우를 이식했다. 현진은 한쪽에 인공와우, 다른 한쪽에 보청기를 사용한다. 세 멤버 모두 청력의 제약을 안고 있지만, 오히려 이를 무대 예술의 확장으로 승화시켰다.
이들의 무대는 음악과 안무뿐 아니라 수어가 중요한 요소로 자리한다. 노래 가사와 메시지를 수어로 표현하며, 때로는 한국 수어(KSL)뿐 아니라 미국 수어(ASL), 국제 수화(ISL)까지 활용한다. 빛을 이용한 메트로놈, 진동 장치, 시각적 신호 등 첨단 보조 기술도 공연에서 적극적으로 도입해 박자와 동작을 맞춘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는 ‘프리 소울 팝(Free Soul Pop)’이라는 독창적 장르로 불리며, 음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음악에서 필수적인 청각의 도움을 받지 못하기에 이들에게는 멤버들과의 호흡이 훨씬 중요한 요소이다. 또한 음악공연에서 당연히 발생하는 팬들의 환호도 역시 극복해야한다. 멤버 지석은 “프랑스에서 공연할 때 팬들의 함성이 너무 커서 박자를 놓쳤어요. 하지만 서로를 바라보며 빠르게 대처해 냈습니다.”
PJ는 이렇게 말했다. “각자가 느끼는 리듬이 다를 때가 있어요. 춤을 추다 보면 서로 속도가 맞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세명이 항상 서로를 지켜봐야 합니다.”
빅오션은 데뷔 싱글 ‘Glow’를 시작으로 ‘Follow’, ‘Underwater’ 등 작품을 연이어 발표하며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과 유럽 무대에도 올랐고, 뉴욕타임스와 AP, 가디언, 빌보드 등 해외 주요 언론이 이들의 행보를 집중 조명했다. 팬덤은 ‘파도(Pado)’라 불리며, 일부 팬들은 빅오션을 따라 수어를 배우고 장애인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있다.
멤버들은 “장애는 약간 불편한 것일 뿐, 음악으로 세계와 소통할 수 있다”는 신념을 밝히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빅오션은 단순한 아이돌 그룹을 넘어, 장애 인식 개선과 ‘장벽 없는 세상(barrier-free world)’을 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문화적 상징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