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직무개발사업 우수사례 (9)] 매장 관리의 ‘조연’에서 고객 경험의 ‘주역’으로… 장애인 직무 재설계가 가져온 유통 현장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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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매장의 단순 보조 업무를 ‘고객 체험 코디네이터’로 전문화한 케이티아이에스의 실험
직무 분화 전략을 통한 상생 모델의 가능성과 과제

<사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제공>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기존 인력이 관행적으로 수행하던 부수적인 업무들을 정밀하게 타격해 독립된 전문 직무로 분리시킨 직무 분화 전략에 있다. 통신 매장의 판매 사원들은 그동안 고객 상담과 개통이라는 핵심 영업 활동 외에도 시연 단말기 소독, 홍보물 정비, 액정 보호 필름 교체 등 수많은 잔무에 노출되어 왔다. 케이티아이에스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협업해 이 현장 업무 전반을 해부했고, 이 중 세밀한 관리와 반복적 집중력이 요구되는 영역을 추출해 중증장애인에게 최적화된 고객 체험 코디네이터라는 새 명칭을 부여했다. 이는 장애인을 위해 쉬운 일을 찾아주었을 뿐만 아니라, 매장의 고객 경험 품질을 관리하는 별도의 전문 섹션을 구성한 것에 가깝다.

실제로 수도권 매장에 배치된 13명의 중증장애인 근로자들은 매장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쇼케이스 관리와 고객 체험 환경 유지를 전담하며 영업 현장의 활력을 높이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는 고무적이다. 판매 인력들이 온전히 상담에만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고객 응대 대기 시간이 단축되는 실질적인 운영 효율화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보 기술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고객들에게 액정 필름 교체나 단말기 조작법을 안내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서적 교감은 브랜드 이미지 제고라는 부수적인 효과까지 낳고 있다. 이는 장애인 고용이 기업의 비용 지출이나 사회적 부채를 탕감하는 수단이 아니라, 매장 운영의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전략적 자산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이러한 혁신적인 시도가 일회성 실험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표준 모델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직무 분화가 자칫 직무 고착화로 이어질 위험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고객 체험 코디네이터라는 직무가 보조적인 역할에만 머무를 경우, 해당 근로자들의 승진이나 직무 확장 경로가 차단되어 조직 내에서 또 다른 형태의 섬으로 고립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국 단위의 매장 확산 과정에서 지역별 매장 규모에 따른 인력 배치 불균형과 인건비 구조의 적정성 확보 등 현실적인 경영 지표와의 정교한 조율도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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