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 단체 참여 ‘정책 제안 페스티벌’ 개최…중증장애인 공공일자리·표준사업장 의무화 등 제도 개선 요구

더불어민주당이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장애인단체의 정책 제안을 공식적으로 수렴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장애인 고용과 권리 보장을 핵심 의제로 내건 이번 행사는 각 단체의 구체적 요구를 공약에 반영하기 위한 사전 절차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전국장애인위원회는 4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제21대 대선 장애인 정책 제안 페스티벌’을 열고 장애인단체와 활동가들의 정책 제안을 청취했다. 이날 행사에는 9개 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해 고용, 소득, 자립생활, 권리보장 등 분야별 과제를 제시했다.
행사를 주최한 서미화 의원은 “다가오는 6월 3일 대통령 선거는 장애인의 권리가 시혜가 아닌 당연한 권리로 자리매김하는 전환점이 돼야 한다”며 “오늘 제안된 의제가 당 공약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접수된 제안은 정책위원회와 공약기획단 검토를 거쳐 대선 공약 반영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장애인 고용 분야에서는 현행 제도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측은 장애인표준사업장에 근무하는 장애인 노동자의 고용 안정 장치가 미흡하다고 지적하며, 표준사업장 지원 기준 강화와 장기 고용 유인책 마련을 요구했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장애인 의무고용제도가 시행되고 있음에도 민간기업의 법정 고용률 미달 문제가 지속되고 있으며, 상당수 기업이 직접 고용 대신 부담금을 납부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실질적 일자리 확대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중증장애인의 노동권 보장을 위한 별도 입법을 촉구했다. 단체 관계자는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지원 특별법’ 제정을 통해 안정적 공공일자리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단순 단기 일자리 제공을 넘어 직무 설계와 임금 체계 개선을 포함하는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발달장애인과 중증장애인의 자립 기반 강화를 위해 ‘자기주도급여형 일자리 5만 개 확대’와 일정 규모 이상 사업장의 표준사업장 의무 설치를 제안했다. 부모연대는 “성인기 이후 선택 가능한 일자리 모델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지역사회 기반의 지속 가능한 고용모델 구축을 요구했다.
정치권의 화답도 이어졌다.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축사에서 “장애 당사자의 요구를 구체적 제도와 법으로 연결하는 것이 정치의 책무”라며 “차별 없는 사회와 포용국가 실현을 위해 정책적 뒷받침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제안된 정책들이 실제 공약으로 채택되기 위해서는 재원 조달 방안과 기존 제도와의 정합성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장애인 고용 확대 정책은 기업 부담 증가와 직결될 수 있는 만큼 단계적 시행과 인센티브 설계가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또한 공공일자리 확대의 경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재정 분담 구조에 대한 협의도 과제로 남는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의견 수렴을 넘어 장애인 정책을 대선 의제로 구조화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향후 더불어민주당이 제안된 과제를 어떤 방식으로 구체화하고 공약에 반영할지에 따라 장애인 고용과 권리 보장 정책의 방향성이 가늠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