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선지능인’ 복지와 교육, 고용 모두에서 제도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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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느린 속도를 받아들여야…
교육의 문제가 아니라 인정의 문제

<사진=서울시 제공>

경계선지능인(Borderline Intellectual Funcioning)은 지적장애로 인정받지 못하지만 비장애인과 같은 수준의 사회·직업적 기능을 수행하기 어렵다. 지적장애는 IQ 70 이하부터 법적 등록이 가능하지만, IQ 71~84 구간은 어떤 복지제도에도 명시되어 있지 않아 지원을 받을 근거가 없다.

이들은 복지와 교육, 고용 모두에서 제도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집단으로 취급받고 있다. 이로 인해 의료비 지원, 특수교육, 고용지원금 등 장애인 복지서비스에 접근조차 하지 못한다.

경계선지능에 대당하는 아동 및 청소년은 일반 학급에서 수업을 따라가기 어렵지만 특수학급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아 학습부진을 겪는다. 학교에서는 ‘노력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기 쉽고 자존감 저하, 따돌림등을 경험하다 학업을 중단하는 사례가 종종 나타난다. 2024년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경계선지능 청소년의 약 40%가 학업 중단 경험이 있고 이후 진학이나 직업훈련 기회를 얻지 못해 방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선 아동심리학자는 “이들은 교육의 문제가 아니라 인정의 문제”라며, “사회 구성원 모두가 ‘조금 느린 속도’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청계광장에서 경계선지능인에 대한 시민참여형 인식개선 행사를 22일 개최했다.

서울시가 주최하고 서울시 경계선지능인 평생교육지원센터가 주관, 롯데글로벌로지스가 후원한 이번 행사는 경계선지능 청소년 발레단 ‘예예무용단’의 공연을 시작으로 13개 유관기관과 단체, 후원기업 등이 다양한 캠페인 및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행사장에 마련된 부스는 ‘일상’, ‘협력’, ‘당사자성과 연대’ 등을 주제로 운영됐다. 각 부스에서는 시민들에게 경계선지능인에 대해 쉽고 친근하게 알리는 체험과 시연이 진행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정진우 서울시 평생교육국장은 “오늘 행사를 통해 느리지만 꾸준히 나아가는 발걸음이 결국 더 크고 넓은 세상으로 이어진다는 믿음이 전해졌기를 바란다”며, “서울시는 ‘경계선지능인이 사회 안에서 스스로의 역량을 발휘하며 존중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