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직무개발사업 우수사례 (1)] 단순노무 넘어 ‘품질관리’로… 중증장애인 일자리, 농업 현장에서 답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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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구장애인종합복지관 ‘농산물 품질관리원’ 모델 시범운영… 17명 참여, 11명 취업 연결

<사진=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제공>

복지관은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7개월간 시범사업을 운영했다. 발달장애인과 정신장애인 등 17명이 참여해 15명이 교육을 수료했고, 이 가운데 11명이 지역 농산물 유통업체 등에 취업했다. 단순 체험이나 단기 인턴십이 아닌 실제 고용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기존 직무 개발 사업과 차별화된다.

농산물 품질관리는 외관, 중량, 선별 상태, 신선도 등을 확인하고 이를 기록·관리하는 업무다. 그동안은 숙련된 비장애인 근로자나 관리 인력이 맡는 경우가 많았다. 복지관은 직무를 세분화해 표준화된 체크리스트와 기록 시스템을 도입했고, 반복성과 규칙성이 높은 업무 특성을 활용해 장애인 근로자가 수행할 수 있도록 재설계했다.

이를 위해 지역 농산물 유통 관계기관과 협력해 6개월간 이론·현장 실습 교육을 병행했다. 품질 판별 기준, 위생관리, 작업 안전, 기록 작성법 등을 체계화했고, 현장 적응 훈련도 병행했다. 단순 직무 배치가 아니라 직무 자체를 재구성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성과는 수치로도 나타났다. 교육 수료자 15명 중 11명이 취업에 성공해 약 73%의 취업 연계율을 기록했다. 복지관 측은 고용 유지 여부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사업체와의 정기 협의를 통해 직무 조정과 근무 환경 개선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직무 개발이 일회성 취업 알선에 그치지 않기 위한 장치다.

농업 현장의 구조적 상황도 이 모델의 확장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산지 유통센터와 공판장 등에서는 품질 관리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상시 인력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품질 표준화와 기록 관리가 강화되는 흐름 속에서 일정한 기준에 따라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업무는 직무 재설계를 통해 장애인 고용과 접목될 여지가 있다.

복지관 관계자는 “농산물 품질관리 업무는 세밀함과 책임성이 요구되는 분야로, 충분한 교육과 지원이 이뤄지면 중증장애인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며 “기존 단순 포장 위주의 직무에서 벗어나 직무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현재는 발달·정신장애인을 중심으로 직무가 설계돼 있으며, 지체장애인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작업대 높이 조정, 이동 동선 개선 등 물리적 환경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 또한 고용 유지율, 임금 수준, 장기 근속 가능성 등은 향후 평가를 통해 검증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중증장애인 고용 정책이 양적 확대를 넘어 질적 전환 단계에 들어섰다고 진단한다. 단순 의무고용 충족이나 보조적 업무 배치에서 나아가, 산업 현장의 실제 수요와 연결된 직무를 발굴해야 지속 가능성이 확보된다는 것이다. 이번 사례는 농업이라는 지역 기반 산업과 장애인 고용을 연결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농촌 지역으로의 확산 가능성도 주목된다. 농업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는 산지 유통과 품질 관리 수요가 상존한다. 직무 표준화와 교육 체계가 안정적으로 구축된다면, 지역 맞춤형 장애인 일자리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증장애인 고용이 더 이상 보호적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산업 구조 속으로 편입될 수 있을지 여부는 이러한 시도의 성과에 달려 있다. ‘농산물 품질관리원’ 모델은 단순한 신규 직무 하나를 넘어, 장애인 고용의 방향 전환 가능성을 시험하는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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