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미리보는 장애인 고용 제도](3) 정부, 생산품 홍보·마케팅 지원으로 경쟁력 강화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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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표준사업장 판로 한계 넘을까
표준사업장 제도의 구조적인 한계에도 관심 필요

<사진=AI Chat Gpt 생성 이미지>

고용노동부가 2026년, 중증장애인 고용 확대를 위한 장애인 고용 제도 개편을 예고했다. 중증장애인 고용을 늘린 중소 사업주에 대한 장려금 지급을 비롯해 구직 단계의 소득 지원 강화, 장애인 표준사업장 판로 지원, 고용의무 불이행 사업장 명단공표 제도 개선, 경계선 지능청년 맞춤형 취업 프로그램 신설까지 장애인 고용 전반을 포괄하는 내용이 담겼다. 장애인일자리신문에서는 장애인의 고용 진입부터 취업 유지, 기업의 고용 책임 이행에 이르기까지 구조적 변화를 구체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편집자주]

고용노동부가 2026년 중증장애인 고용 확대를 위한 장애인 고용 제도 개편을 예고했다. 중증장애인 고용을 늘린 중소 사업주에 대한 장려금 지급을 비롯해 구직 단계의 소득 지원 강화, 장애인 표준사업장 판로 지원, 고용의무 불이행 사업장 명단공표 제도 개선, 경계선 지능청년 맞춤형 취업 프로그램 신설까지 장애인 고용 전반을 포괄하는 내용이 담겼다. 장애인일자리신문은 장애인의 고용 진입부터 취업 유지, 기업의 고용 책임 이행에 이르기까지 구조적 변화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연속 기획을 통해 이번 제도 개편의 실질적 의미를 점검한다.

이번 개편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기업의 고용 유인을 높이는 장려금 신설, 장애인 당사자의 구직 단계 소득 지원 강화, 그리고 장애인 표준사업장의 시장 경쟁력 확대다. 이 세 축은 각각 독립적이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구직자가 경제적 불안 없이 취업 준비를 할 수 있어야 노동시장 진입이 가능하고, 기업이 고용 유인을 실감해야 채용이 이루어지며, 사업장 자체가 시장에서 살아남아야 고용이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축은 기업 고용 유인 강화다. 올해 1월부터 시행된 장애인고용개선장려금은 중증장애인을 새로 고용한 사업주에게 직접 지원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지원 대상은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100인 미만으로 고용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사업주다. 지원 규모는 월 35만 원에서 45만 원으로 남성 근로자 고용 시 35만 원, 여성 근로자 고용 시 45만 원이 지급된다. 최장 1년간 지원되며 지급액과 월임금의 60% 중 낮은 금액이 기준이 된다. 다른 정부 지원금을 받는 경우에는 차액만 지급하며 4월부터 신청 기업을 대상으로 지급이 시작될 예정이다.

이 장려금이 겨냥한 지점은 명확하다. 그동안 중증장애인 고용 기피가 가장 두드러졌던 중소 규모 고용의무 미이행 사업체를 직접 겨냥해 고용 선택의 문턱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다만 최장 1년이라는 지원 기간이 끝난 뒤에도 고용이 유지될 수 있는지가 제도의 실질적 성패를 가를 변수다.

두 번째 축은 구직 단계의 소득 지원 확대다. 취업 전 구직 준비 과정에서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면 장애인 당사자는 양질의 일자리를 탐색하기보다 가장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공공 일자리에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된다. 정부는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장애인취업성공패키지 참여자에게 지급하는 구직촉진수당을 중위소득 60% 이하 저소득층 장애인을 대상으로 월 50만 원에서 60만 원으로 인상하고 최대 6개월간 지원하기로 했다.

중증장애인 지원고용 참여자의 훈련수당도 1일 3만5000원으로 대폭 올라간다. 실제 훈련 현장에서 수당이 낮아 훈련 참여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구직 단계 소득 지원 강화는 단순한 복지 확충이 아니라 장애인이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 민간 취업을 준비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고용 정책의 인프라 성격을 띤다.

세 번째 축은 장애인 표준사업장의 시장 경쟁력 강화다. 그동안 장애인 고용 정책이 기업의 고용 유인을 높이기 위한 장려금이나 훈련 지원에 집중돼 왔다면, 이번에는 사업장 자체의 판매력과 판로 확대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정책 범위가 넓어진다.

정부는 2026년 상반기부터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대상으로 생산품 홍보와 마케팅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을 시행한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운영을 맡아 공단과 고용노동부 인증을 받은 표준사업장 가운데 10개소를 선정해 사업장당 최대 2000만 원까지 지원한다. 총 지원 규모는 약 2억 원이다. 브랜드 개발, 제품 패키지 개선, 유통 채널 개척, 온라인 홍보, SNS 마케팅, 오프라인 판촉 활동, 해외 판로 컨설팅 등이 지원 항목으로 포함됐다.

장애인 표준사업장은 일정 비율 이상의 장애인을 고용하고 장애 친화적 근무 환경을 갖춘 사업장에 정부가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다. 장애인 고용 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근거해 운영되며 공공기관 우선구매와 수의계약 참여 혜택이 주어진다. 2020년 172개소에서 2025년 기준 200여 개소로 늘었고 표준사업장에 근무하는 장애인은 현재 약 7000명 규모다. 관련 지원 예산도 약 590억 원 수준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외형적 확대와 달리 사업장의 경영 안정성은 여전히 취약하다. 현장에서 가장 많이 지적되는 문제는 판로 구조다. 표준사업장의 80% 안팎이 50인 미만 중소 규모로 운영되면서 특정 공공기관이나 민간 기업과의 도급 계약에 매출 대부분을 의존하는 구조다. 거래처가 발주량을 줄이거나 계약이 종료될 경우 사업장 운영과 장애인 고용 유지가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반복적으로 제기된다.

운영 규정의 경직성도 사업장 대응력을 제한한다. 직업재활시설 형태로 운영되는 사업장의 경우 사회복지시설 재무·회계 규칙을 적용받아 원자재 구매나 계약 체결 과정에서 입찰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경우가 많다. 납기와 품질 기준이 엄격한 일반 기업과 거래하는 과정에서 이 절차가 사업 운영의 유연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현장에서 이어져 왔다.

직업재활 분야 전문가들은 이번 마케팅 지원 사업이 규모보다 방향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한 직업재활학 교수는 “그동안 장애인 고용 정책은 보조금과 장려금 중심으로 설계돼 사업장의 시장 경쟁력 문제를 충분히 다루지 못했다”며 “생산품 판매 구조가 안정되지 않으면 고용 확대 역시 장기적으로 지속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사업이 10개 사업장에 대한 시범 지원으로 시작된다는 점은 한계이기도 하다. 전국 200여 개 표준사업장에서 10개소를 선정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정책 효과가 현장 전반으로 확산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표준사업장이 공공조달 중심의 제한된 시장을 벗어나 민간 소비시장까지 판로를 넓힐 수 있느냐가 이번 정책 실험의 핵심 평가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용 진입을 돕는 장려금, 구직 과정을 뒷받침하는 수당, 고용 유지의 기반이 되는 사업장 경쟁력 강화가 이번 개편이 목표하는 세 가지 변화다. 세 축이 각각의 효과를 내는 것을 넘어 서로 맞물려 작동할 때 비로소 구조적 전환이 가능하다. 장애인의 고용 진입부터 취업 유지, 기업의 책임 이행까지 이어지는 이 고리가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가 2026년 장애인 고용 정책의 최대 시험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