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 넘어 판로로…장애인생산품 시장 확대 위한 실질적 해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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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광장서 장애인생산품 홍보장터 열려…공공 의무구매 넘어 민간시장 진입 전략 요구

2025년 중증장애인생산품 박람회장의 모습<사진=장애인일자리신문>

제46회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장애인생산품의 우수성을 알리고 판로 확대를 지원하기 위한 홍보 행사가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보건복지부는 4월 9일부터 이틀간 서울 청계광장에서 ‘2026년 장애인생산품 홍보장터’를 개최하고 전국 각지에서 생산된 장애인생산품을 시민들에게 선보였다.

장애인생산품 홍보장터는 장애인직업재활시설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민간시장 판로를 확대하기 위해 2016년부터 매년 이어져 온 행사다. 올해 행사에는 전국 장애인직업재활시설 등 50개 시설이 참여해 식품, 생활용품, 공산품 등 다양한 품목을 전시·판매하고 시민 참여형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됐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전국에는 834개의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이 운영 중이며, 이곳에서 약 2만 2천 명이 직업재활 지원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 1만 5천여 명의 장애인 근로자가 사무용품과 제과제빵, 커피 원두 등 총 151종의 제품을 생산·판매하며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직업재활시설은 근로사업장 77개소, 보호작업장 719개소, 직업적응훈련시설 38개소로 구성돼 있다.

정부는 이 같은 생산 활동의 안정적인 판로 확보를 위해 공공기관이 총구매액의 일정 비율 이상을 중증장애인생산품으로 구매하도록 하는 우선구매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공공기관은 총구매액의 1.1% 이상을 중증장애인생산품으로 구매하도록 의무가 부여돼 있으며, 이를 통해 일정 수준의 공공시장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

김민정 보건복지부 장애인자립기반과장은 “장애인이 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일할 기회를 제공하는 직업재활이 매우 중요하다”며 “장애인직업재활시설에서 생산하는 품목이 점차 다양해지고 품질도 꾸준히 향상되고 있는 만큼, 시민들이 이번 행사를 통해 제품의 우수성을 직접 확인하고 적극적인 관심과 구매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현장에서는 공공기관 중심의 구매 구조만으로는 안정적인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의무구매 제도가 일정한 수요를 보장하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민간시장 진입이 확대되지 않을 경우 생산시설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일부 품목은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일반 소비자와 기업에 충분히 알려지지 못해 판로 확대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장애인생산품 시장 확대를 위해 단순한 홍보를 넘어 구조적인 판로 개척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우선 공공기관 구매 실적을 단순한 의무 이행 수준에 그치지 않고, 장기 공급계약 형태로 전환하는 방안이 제시된다. 장기 계약은 생산시설의 안정적인 생산 계획 수립을 가능하게 하고 품질 개선 투자 여력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민간시장 진입을 촉진하기 위해 공동 브랜드 개발과 온라인 유통망 확대가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온다. 현재 다수의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은 개별 브랜드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인지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 기준을 충족한 제품에 대해 통합 브랜드를 부여하고 대형 유통채널과 연계하는 방식이 효과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기업과의 협업 확대 역시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일부 기업에서는 사무용품이나 판촉물, 복지 물품 등을 장애인생산품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러한 협력 모델을 제도적으로 지원할 경우 민간 구매 비중을 확대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ESG 경영을 강조하는 기업 환경 속에서 장애인생산품 구매는 사회적 책임 활동과 연계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와 함께 소비자 인식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홍보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홍보장터와 같은 오프라인 행사는 제품을 직접 체험하고 품질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행사 중심의 단발성 홍보를 넘어 온라인 콘텐츠와 연계한 상시 홍보 체계 구축이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청계광장에서 열린 이번 홍보장터는 장애인생산품이 단순한 복지 영역을 넘어 경쟁력 있는 시장 제품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동시에 장애인 직업재활의 성과가 일회성 행사에 머물지 않고 지속적인 경제활동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제도적 지원과 시장 전략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과제가 다시 한 번 확인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