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장애예술인들의 작품이 체크인했습니다…제3회 SDAM 장애인 미술 공모전 수상작 전시회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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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예술가 54인의 기억과 상상, 침대 옆·창가·욕실 벽에 사흘을 머물다

제3회 SDAM 장애인 미술 공모전 수상작들이 서울드래곤시티호텔 객실 침대 위에 전시돼 있다. <사진=장애인일자리신문>

28일 오후, 서울드래곤시티호텔 객실 곳곳에 장애 예술가들의 작품이 들어찼다. 침대 맞은편 벽면, 창가, 욕실 벽, 침대 헤드 주변까지, 호텔 객실은 고스란히 전시장이 됐다. 제3회 SDAM 장애인 미술 공모전 수상작 54점이 걸린 현장이다.

창가 쪽 의자 위에는 이번 공모전 대상 수상작, 윤진석 작가의 ‘시간의 달항아리’가 자리했다. 둥글고 넉넉한 달항아리 안에 크고 작은 시계들이 겹겹이 쌓여 있다. 시계는 시간을 재는 도구가 아니라 작가가 지나온 기억의 조각들이다. 작가는 이 작품에 대해 “겹겹이 쌓인 시계들은 단순한 시간의 흐름이 아니라, 머물렀던 순간의 감정,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는 기억들이다.”라고 설명했다. 달항아리 안에서 시간은 쌓이고 머무르며 하나의 풍경이 되어 있었다.

침대 앞쪽 작은 공간에는 최우수상 수상작 두 점이 나란히 걸렸다. ㄱ자 캔버스가 특징인 안드레 작가의 ‘티라노 가족’은 꽃밭 위에 나란히 선 아빠·엄마·아들 공룡 세 마리를 담은 작품이다. 앞서 작가가 그린 ‘티라노 결혼식’의 두 주인공이 이제 가족이 된 이야기를 이어받은 연작이기도 하다. 부드러운 터치로 그려진 이 작품은 사랑이 가득한 공룡 가족의 모습으로 공간에 온기를 더했다. 그 옆에 걸린 최우영 작가의 ‘머무르다’는 전통 십장생의 상징들을 원형 안에 담아 영원히 이어지는 삶과 희망을 표현한 작품이다. 한지 특유의 결과 동양화 물감의 깊은 색감이 겹치며 시선을 오래 붙들었다.

관람객들이 작품이 전시된 객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장애인일자리신문>

욕실 벽과 창가 언저리까지 우수상·입선작들이 이어졌다. 김명순 작가의 ‘청설모의 간식 시간’, 김태환 작가의 ‘아프리카 코끼리’, 양여진 작가의 ‘내면의 무지개’, 김광욱 작가의 ‘에어팟을 한 원숭이’까지, 가족·자연·동물·내면의 감정 등 저마다의 소재를 저마다의 언어로 풀어낸 작품들이 객실 구석구석을 채웠다.

‘시간의 달항아리’ 앞에서 한참을 머물던 관람객이 있었다. 작품을 정면으로, 이내 비스듬히 옆에서도 들여다보며 자리를 쉽게 떠나지 못했다. 그에게 짧게 감상을 물었다.

“처음엔 그냥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시계들이 다 다르게 생긴 걸 보다 보니까 나도 모르게 제 기억에 대해 떠올려보게 되네요. 제 안의 시계들이 가리키고 있는 시간들이 궁금해졌어요.”

SDAM 관계자는 “공모전 수상작을 관람객에게 소개하는 동시에 장애 예술가들의 작품을 문화예술 현장에 선보이는 기회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전시는 30일 일요일까지 사흘간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