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은 35년 만에 첫 달성했는데… 공무원 장애인 고용률 되레 후퇴, 절반 이상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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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공무원 장애인 의무고용률 2.85%에 그쳐… 320곳 중 179곳은 미준수
국회, 공수처, 교육부, 국방부, 대법원 등 5년 연속 의무고용 안 지켜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 <사진=김예지 의원실>

지난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중 공무원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지키지 않은 기관의 비율이 55.9%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해 민간부문이 제도 시행 35년 만에 처음으로 법정 의무고용률을 달성한 것과 대비돼, 장애인 고용에서 모범을 보여야 할 공공부문이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이 한국장애인고용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중 공무원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준수하지 않은 곳은 전체 320곳 중 179곳으로 55.9%를 차지했다. 이들 기관이 납부한 고용부담금은 1778억 원에 달한다.

현행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제27조에 따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소속 공무원 정원의 3.8% 이상을 장애인으로 고용해야 한다. 그러나 국가기관 77곳 중 31곳이 이 기준을 지키지 못했다. 국회와 국방부, 대법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의무고용률을 채우지 못했으며, 이 중 공수처는 5년 내내 장애인 공무원을 단 한 명도 채용하지 않았다. 교육부와 17개 시·도 교육청 역시 5년간 단 한 번도 기준을 지키지 못했고, 전체 평균 고용률은 2%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들 기관이 낸 부담금은 4,751억 원이었으며, 이 중 17개 시·도 교육청의 부담금만 4502억9500만 원에 달했다.

지방자치단체는 전체 243곳 중 148곳(60.9%)이 의무고용을 지키지 못했다. 강원특별자치도와 경상북도, 충청남도는 5년 연속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부문과 비교하면 공공부문의 후퇴는 더욱 두드러진다. 민간부문 장애인 고용률은 2024년 3.10%로, 법정 의무고용률 3.1%를 제도 시행 35년 만에 처음 달성했다. 반면 같은 해 공무원 장애인 고용률은 2.85%로, 전년보다 0.01%p 하락했다. 장애인 고용 의무가 있는 전체 사업체 중 절반 이상이 기준을 채우지 못했고, 이 가운데는 대통령 비서실도 포함됐다. 의무를 이행하지 못해 부담금이 발생한 사업체는 8,361곳이며, 부담금 총액은 8,898억 원에 달했다. 민간부문이 35년 만에 처음으로 법정 기준을 넘어선 해에, 정부 스스로는 오히려 고용률을 낮춘 셈이다.

공공기관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전체 공공기관의 장애인 고용률은 법정 의무고용률을 넘어 4%대에 진입했지만, KDB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3곳은 최근 5년간 단 한 차례도 의무고용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법무부 산하 기관들도 매년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1억 원 이상의 부담금을 납부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정부는 공공기관과 300인 이상 기업 중 장애인을 단 한 명도 고용하지 않은 사업주에게 최저임금 수준의 고용부담금을 부과하도록 제도를 강화한 바 있다. 고용노동부는 반복적·고의적으로 장애인 고용 의무를 회피하는 기업에 대해 부담금의 실효성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김예지 의원은 “법으로 정한 최소한의 의무조차 지키지 않는 정부와 지자체가 절반을 넘는다는 것은 공공부문이 장애인 고용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국회, 국방부, 대법원, 공수처는 물론 아이들에게 인권과 장애인식을 교육해야 할 시·도교육청까지 5년 내내 기준을 채우지 못한 것은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국가와 지자체가 납부하는 고용부담금은 결국 국민의 세금인 만큼, 부담금 납부로 법적 책임을 손쉽게 털어내려 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의원은 “업무가 특수해 적합한 장애인이 없다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할 것이 아니라,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제27조의 취지에 따라 장애인이 전문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맞춤형 직무를 적극 설계하고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고용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며 “반복적으로 의무고용률을 지키지 않는 기관에 대해서는 명단 공표에 그치지 않고 정부업무평가와 지자체 합동평가 등에 실질적인 페널티를 반영하는 등 구조적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국회에서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