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으로 일자리 만든다…장애인 자립 해법으로 떠오른 ‘기업가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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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중심 정책 한계 속 대안 부상…생존율·고용효과 동시에 주목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장애인 일자리 정책이 단순 취업 확대를 넘어 ‘창업 지원’ 중심으로 확장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취업 기회 자체가 제한적인 현실에서 장애인이 스스로 일자리를 만드는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장기적인 자립 기반을 구축하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통계는 창업이 단순한 보조적 수단이 아니라 새로운 고용 창출 방식으로 기능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3 장애인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장애인기업 수는 17만4344개로 전년 대비 5.9% 증가했으며, 이들 기업에서 일하는 종사자 수 역시 57만8280명으로 6.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장애인 창업이 단순 개인 생계 수단을 넘어 일정 규모의 고용 창출 기능을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이 같은 흐름은 기존 창업 환경과 비교할 때 더욱 의미를 갖는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일반 자영업의 경우 창업 후 3년 생존율은 53.8%, 5년 생존율은 39.6% 수준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폐업 위험이 급격히 높아지는 구조를 보이고 있다. 즉, 창업 자체가 높은 위험을 동반하는 선택이라는 점은 장애인 창업 논의에서도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로 지적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지원 구조가 결합된 창업’의 경우 일반 창업과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받은 기업의 경우 5년 생존율이 59.3%로 나타나 일반 창업 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는 분석도 있다. 이는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교육과 판로 연계, 사후 관리가 함께 이루어질 경우 창업의 안정성이 크게 높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구조는 장애인 창업 정책에서도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장애인의 경우 신체적·환경적 제약으로 인해 취업 기회 자체가 제한되는 경우가 많아, 일정한 지원 체계 속에서 창업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이 오히려 장기적 고용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장애인 창업은 단순한 개인 사업을 넘어 ‘일자리 생산자’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정책적 의미가 크다. 장애인기업이 늘어날수록 장애인뿐 아니라 비장애인 고용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실제 장애인기업 종사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최근 통계는 이러한 고용 확장 효과가 이미 현실에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장 사례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점차 확인되고 있다. 농업과 정보기술을 결합한 스마트팜 기반 창업, 서비스업 공동 창업 모델, 디지털 기술 기반 창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장애인이 단순 근로자가 아닌 사업 운영 주체로 참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스마트 환경을 활용한 농업 창업은 반복 작업 구조와 자동화 시스템을 기반으로 장애 특성을 고려한 직무 설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새로운 창업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장애인 일자리 정책의 방향성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정책이 취업률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창업을 통한 고용 창출 효과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단순히 일자리를 제공하는 구조만으로는 장애인의 경제적 자립을 장기적으로 보장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창업 지원의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장애인 창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초기 자금 지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교육·시설·판로·사후관리까지 연결된 통합 지원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생존율이 높아지는 사례는 이러한 통합적 접근이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근거로 평가된다.

장애인 창업은 여전히 위험을 동반하는 도전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일자리 창출 방식으로서의 가능성도 함께 내포하고 있다. 취업 기회 확대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를 고려할 때, 창업 지원은 단순한 선택지가 아니라 장애인 고용 정책의 또 다른 축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