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내부장애 15개 유형 운영… 7월부터 ‘췌장장애’ 등록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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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장관, 1형당뇨병 소재 영화 ‘슈가’ 관람… 환우 “역사적 전환점” 평가

영화 ‘슈가’의 한장면<사진=유튜브 예고편 갈무리>

우리나라의 장애인 등록 제도는 ‘장애인복지법’에 근거해 운영되며, 현재 15개 장애 유형을 법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과거 1~6급 등급제는 2019년 폐지됐으며, 현재는 ‘심한 장애’와 ‘심하지 않은 장애’로 구분하는 체계다.

이 가운데 신체 외부 기능장애뿐 아니라 내부 장기 기능 손상도 장애 범주에 포함된다. 내부 장기 관련 장애에는 신장장애, 심장장애, 간장애, 호흡기장애, 장루·요루장애, 뇌전증장애 등이 있다. 이들 유형은 장기간 지속되는 만성 질환으로 인해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상당한 제약이 발생하는 경우 등록이 가능하다. 단순한 질환 보유만으로는 인정되지 않으며, 의학적 진단과 기능 제한 정도에 대한 심사를 거쳐야 한다.

이 같은 내부장애 체계에 올해부터 ‘췌장장애’가 새롭게 포함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장애인복지법 시행령」을 개정해 인슐린 분비 기능이 상실된 경우를 장애 유형으로 인정했으며, 개정안은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이에 따라 1형당뇨병 환자 가운데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 장애 등록이 가능해진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2월 20일 서울 용산 CGV에서 1형당뇨병 환우 및 가족들과 함께 영화 ‘슈가’를 관람하고 간담회를 열었다. 영화는 1형당뇨병을 진단받은 아들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어머니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배우 최지우가 주인공 ‘미라’ 역을 맡아, 의료기기와 제도 개선을 위해 사회적 장벽에 맞서는 과정을 그렸다.

이날 행사에는 환우와 가족, 대한당뇨병학회 소속 의료진, 보건복지부 관계자 등 14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보건복지부와 한국1형당뇨병환우회가 공동 주최하고 대한당뇨병학회가 주관했다. 참석자들은 영화 관람 후 정책 방향과 지원 확대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환우와 가족들은 췌장장애 신설을 두고 “오랜 노력 끝에 맺은 결실”이라고 평가했다. 학회 측도 당뇨병 관련 정책 수립과 이행 과정에서 전문적 자문과 실무 지원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췌장장애로 등록될 경우 장애인서비스지원 종합조사를 거쳐 활동지원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소득 수준에 따른 장애수당과 장애인 의료비 지원 대상이 된다. 공공요금 감면과 세제 혜택 등 기존 장애인 복지제도도 적용된다.

정 장관은 간담회에서 1형당뇨병 환우들이 제도권 안에서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하며, 인슐린 펌프와 연속혈당측정기 등 의료기기 보험급여 확대 요구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내부 장기 기능 손상에 대한 국가 책임 범위가 확대되면서, 장기 질환과 장애의 경계에 놓여 있던 환자들의 사회보장 체계 편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의료적 관리의 영역에 머물러 있던 1형당뇨병이 복지 정책의 틀 안으로 들어오게 되면서, 향후 세부 판정 기준과 지원 수준이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할지 주목된다.